사회
3M 접착제로 현수막 붙였는데 "피해 7억"…벨루가 방류 시위 검찰 갔다
입력 2023-10-18 10:21  | 수정 2023-10-18 10:28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마지막으로 남은 '벨라' / 사진=연합뉴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흰고래) 방류 촉구 시위를 벌였다가 고소당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오늘(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의하면,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8명이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됐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 벨루가 전시 수조에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접착제로 붙이고 벨루가 방류를 촉구하는 시위를 약 1분간 벌인 바 있습니다.

롯데월드는 "수조 외벽에 피해를 보아 7억원 상당의 재물손괴를 입고 생물의 불안정한 반응과 관람객 이용 피해가 발생했다"며 활동가들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롯데가 피해 사실을 부풀려 벨루가 방류 촉구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입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현수막을 붙이는 데 사용한 접착제는 문구점에 파는 '3M' 제품으로 쉽게 제거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롯데 측이 주장한 재물손괴 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활동가들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검찰에 송치된 이들 중에는 10대 청소년도 1명 포함됐습니다. 앞서 롯데월드는 고소장 접수 이후 청소년에 대해서는 선처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위 현장에 있던 10명 중 핫핑크돌핀스 대표 등 2명은 직접 시위에 참여하지는 않아 불송치됐습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4년 개장 당시 러시아로부터 벨루가 3마리를 들여왔습니다.

2마리(벨로, 벨리)가 2016년과 2019년 각각 폐사해 동물학대 논란이 일자, 롯데 측은 2019년 10월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암컷 '벨라'를 자연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방류 의지를 재확인하는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작년 말까지 벨라를 야생 적응장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지난 12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롯데월드의 벨루가 방류 지연과 시민단체 고소 사안이 도마에 오른 바 있습니다.

고정락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은 '대기업이 시민단체 소속 개인을 고소하면 시민단체가 해야할 일을 못하게 된다. 고소에 대해 전향적으로 (취하 등의 조치를) 할 의향이 없느냐'는 의원 질의에 "생각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고 관장은 이어 "3차례 방류 시도를 했으나 각각 생츄어리(야생 적응장) 안에 다른 개체가 있어서, 코로나 때문에, 생츄어리 개체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서 방류하지 못했다"며 "해외사와 2026년까지 방류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롯데월드몰 앞에서 벨루가 방류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한 모습 / 사진=핫핑크돌핀스 홈페이지

핫핑크돌핀스는 "4년 전 (방류를) 약속했는데 이제 3년을 더 미루겠다고 한다. 방류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지난 13일 롯데월드몰 인근에서 벨루가 전시 중단과 방류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