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에너지 공기업 '부실 설계'에 국고 4조 더 나갔다
입력 2023-10-17 07:00  | 수정 2023-10-17 16:53
【 앵커멘트 】
한국전력을 비롯한 주요 발전 공기업이 낮은 가격에 입찰을 한 뒤 설계변경으로 예산을 대폭 늘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설계변경으로 늘어난 공사비가 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안병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한국전력 산하 에너지 공기업인 서부발전의 태안화력 9·10호기 설계변경 계약서들입니다.

100페이지가 훌쩍 넘는데, 공사에 착수한 2012년부터 공사가 마무리된 지난해까지 공사비는 78차례나 변경됐습니다.

추가 작업과 물가 변동을 이유로 1,900억원에 낙찰된 공사는 3,300억원 규모로 늘어났습니다.

▶ 인터뷰(☎) : 한국서부발전 관계자
- "워낙 이제 공사 기간이 길고, 비교적 큰 사업이다 보니까 그런 것 때문에 이제 설계 변경이…."

이렇게 한전과 한전 산하 공기업 5곳·한수원에서 최근 10년 동안 4조 원 이상이 추가 지출됐습니다.


공사비 증액이 가장 많은 곳은 약 2조 2,886억원을 증액한 한수원이고, 한전과 서부발전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관련법에 따라 설계변경은 공공기관 이사회 승인이 불필요합니다.

설계변경 요건도 있지만, 공공기관이 재량으로 허가할 수 있는 조항 탓에 손 쉬운 변경을 막지 못합니다.

최근 누적 적자 47조원을 넘긴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의 세금 누수가 우려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양금희 / 국민의힘 의원
- "에너지 공기업의 재정 건전성은 국민의 안전과 생활에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부터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전 측은 "설계 변경 심사를 강화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그 래 픽 : 염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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