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기 중 병원성 박테리아, 색 변화만으로 찾아낼 수 있다
입력 2023-10-16 16:17  | 수정 2023-10-16 16:34
임은경 박사 / 사진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전문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환경 모니터링·공중 보건관리 기여

시료의 색 변화만으로 손쉽게 대기 중에 존재하는 병원성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공공 의료, 식품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임은경 박사팀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병원성 박테리아를 현장에서 실시간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오늘(16일) 밝혔습니다.

기존에는 미생물을 분리 배양해 종을 판별하는 분리 동정법, 생화학적 특성을 확인해 판별하는 생화학 동정법 등을 사용해 박테리아를 검출했으나, 이는 분리 배양과 생화학적 반응 모니터링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과도 부정확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샘플을 채취, 분석을 위해 실험실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오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전자 증폭 기술(PCR)이나 염기 서열 분석 기술(NGS), 질량 분석 기술(MS) 등의 첨단기술을 이용하면서 신속성과 정확성은 높아졌지만, 고가의 장비와 전문기술이 필요하거나 많은 검사 비용이 들었습니다.

한편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현장에서 별도의 분석 장비 없이 시료의 색 변화로 누구나 손쉽게 표적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효소 '유레이스'가 암모니아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착안해 암모니아를 만나면 노란색에서 밝은 자주색으로 색이 변하는 시약을 제작했습니다.

시약에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기술이 적용돼 표적 박테리아 유전자와 결합하면 유레이스 효소 발생이 증폭됩니다.

이를 통해 더욱 민감하고 극명한 색 변화를 일으키게 돼 1시간 이내에 육안으로 표적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습니다.

함께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더 정밀하고 빠르게 박테리아의 농도를 빠르고 쉽게 정량화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연구책임자인 임은경 박사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시각적으로 신속하게 공기 속에 부유하는 병원성 박테리아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제품화를 통해 실내외 환경 모니터링과 공중 보건관리 및 감염병 예방·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5일 발행된 환경 분야 유수 저널인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IF 14.224)'에 게재됐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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