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베트남 거주 '기러기 아빠'에 한국 소득세 부과는 부당"
입력 2023-10-16 10:14  | 수정 2023-10-16 10:21
서울행정법원 / 사진 =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며 한국으로 돈을 보낸 기러기 아빠에게 부과된 종합소득세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최근 베트남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A 씨가 양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소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A 씨는 지난 2013년 베트남에 페인트 유통회사를 세우고 2016년부터 임시거주증을 발급받아 현지에서 머무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7년과 2018년 한국에 있는 배우자와 가족들의 생활비 지원, 부채 상환을 위해 각각 2억 5천여만 원, 2억 8천여만 원의 회사 배당소득을 송금했습니다.


당시 생활근거지를 옮긴 상태였다는 이유로 종합소득세를 신고하거나 납부하지 않았는데, 2020년 과세당국이 A 씨가 한국 소득세법상 거주자에 해당한다며 1억 9천 200여만 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반발한 A 씨가 조세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후 행정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베트남 거주자로 인정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 간에는 조세조약이 있는데 해당 조약에는 '개인이 양 국가의 거주자가 되는 경우 인적·경제적 관계가 더 밀접한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를 거주국으로 판단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재판부는 "주된 사업 활동을 영위하면서 밀접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곳은 베트남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가족이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한국에 더 큰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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