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숨막히는 불륜현장"…흥신소가 미행해 찍은 사진 SNS에 게시돼
입력 2023-10-16 09:52  | 수정 2024-01-14 10:05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혹은 초상권 침해 등 법에 저촉될 소지 있어
탐정업을 구체적으로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몰래 찍힌 남녀 커플의 사진과 영상이 #불륜, #외도, #증거수집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오고 있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흥신소가 의뢰받은 업무를 처리한 뒤 홍보를 위해 올린 게시물로, 초상권과 사생활 침해 등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팔로워가 수만 명에 달하는 한 인스타그램의 계정입니다. 불륜 증거 수집이라는 명목으로 관련 사진, 영상이 수십 개 게시돼 있습니다.

당사자의 얼굴은 자막 등으로 가려져 잘 보이지 않으나, 차림새와 식당 간판 등 주변 풍경은 고스란히 노출돼있어 지인은 당사자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초상권 침해 등 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습니다.


의뢰인의 배우자나 애인 등의 불륜, 외도 증거를 잡겠다며 누군가를 미행해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등 흥신소 업무 자체가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흥신소는 고객의 의뢰를 받아 개인의 비행 등을 몰래 조사해 알려주는 사설 기관입니다.

2020년 8월 개정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며, 신용정보회사가 아니더라도 특정인의 소재나 연락처를 알아내는 '탐정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두고 흥신소들은 "탐정업이 합법화됐다. 흥신소는 사실상 탐정사무소와 같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탐정업은 법적으로 허용만 됐을 뿐, 탐정의 업무 범위나 권한 등에 대한 규정은 없습니다. 흥신소의 대부분은 '자유업'으로 등록해 영업 중이나, 주무관청도 없다 보니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자유심증주의를 택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하에서 증거능력 인정 또는 증거 채택은 법원의 재량에 속하는 만큼, 흥신소가 촬영한 사진·영상이 증거로 활용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흥신소의 조사 방식에는 위법의 소지도 존재합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6년 소송에서 회원들의 사진을 증거로 제출한 배드민턴클럽 회장에 대해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유만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탐정업을 구체적으로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부 흥신소가 위법의 경계에서 영업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직업의식도 중요한 만큼 탐정업을 공인 자격으로 하는 등 양성화해서 사회적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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