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6일간의 단독 콘서트…'빛과 소리의 향연'으로 6만 관객 감동

공연 장인 김동률, 무대 위 63명의 아티스트들과 빚어낸 환상적인 앙상블
4년 만의 공연 도중 다음 달 말 나오는 신곡 깜짝 발표

뮤지션 김동률이 엿새 동안 이어진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김동률은 지난 7일부터 9일,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총 6회 간 2023 김동률 콘서트 'Melody'를 개최했습니다.

김동률의 단독 콘서트는 지난 2019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한 '오래된 노래' 이후 4년 만입니다. '빛과 소리의 향연'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김동률 공연이 'Melody'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TV 등 다른 매체에 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 김동률이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강제 공백기로 공연이 중단되면서 팬과의 소통 창구도 줄어든 상황이 됐습니다. 팬들의 기다림을 입증하듯 티켓 오픈과 동시에 6만 석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솔로 가수로서 최고의 티켓파워를 입증한 이번 공연은 앞서 예고한 '역대급 대중적인 셋리스트'와 함께 6일간 관객들과 호흡하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김동률은 150분간 진심이 담긴 18곡을 열창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졌습니다.

'The Concert'로 시작한 김동률의 그랜드 오프닝은 '빛과 소리의 향연'이라는 찬사를 예고하는 서막이었습니다. 무대의 막이 오르자 관객은 환호와 숨죽임을 반복했습니다.

사진제공 : 뮤직팜

자줏빛으로 바뀐 조명 속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사랑한다는 말'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로 관객과 조우했습니다. 김동률은 "정말 오랜만이다. 2019년 '오래된 노래' 공연 이후 4년 만이고, KSPO DOME에선 '답장' 공연 이후 5년 만이다. 공연을 띄엄띄엄 하다 보니 '월드컵 가수'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김동률은 "이 공연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제 곡들을 한 번씩 들어봤다. 여느 때 같았으면 대중들이 좋아하는 히트곡들은 공연에 넣지 않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그런 곡들이 너무 반가웠다. 내가 이렇게 반가우면 관객들은 얼마나 반가워할까 생각했다. 이번 공연은 많은 걸 내려놓고 김동률 하면 떠오르는 공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공연을 준비하며 품은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동률의 이번 콘서트에는 총 63명의 출연진이 참여해 그간 소화했던 무대의 스케일을 뛰어넘어 밀도 높은 완성도를 이뤄냈습니다. 7명의 밴드와 6명의 브라스, 8명의 코러스는 물론 지휘자 이지원이 이끄는 현악, 금관, 목관, 하프, 팀파니 연주자 23명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가 풍성하고 입체적인 사운드의 무대를 이끌었습니다. 안무팀 18명의 참여 역시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꾸몄습니다. 이들은 김동률과 완벽한 앙상블로 빈틈없는 공연을 만들었습니다. 오프닝 무대부터 단숨에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조명과 무대 연출은 더욱 견고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또한, 김동률의 목소리를 보다 생생하게 들려주는 음향까지 모든 요소가 합을 맞춰 유연하게 구현됐습니다.

김동률은 코러스팀 8인의 조화로운 화음이 돋보이는 '마중가던 길'과 '오래된 노래'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이번 공연의 전반적인 콘셉트에 걸맞게 원곡의 느낌을 살려 가창한 '아이처럼'은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관객들을 환호하게 했습니다.

콘서트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망각'은 반도네온 연주자이자 작곡가 고상지의 탱고 스타일 편곡으로 새롭게 재탄생했습니다. 고상지의 깊이 있는 반도네온 연주와 화려한 스트링 선율은 관객을 압도했습니다. 김동률은 '연극'을 연이어 부르며 한 편의 연극 같은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대형 스크린 속 LED 영상은 무대에 대한 몰입도를 극적으로 높였으며 조명 또한 김동률의 목소리를 따라 유려하게 흘렀습니다.

이어 타이틀곡이었으나 다른 곡들의 이름에 가려졌던 '이제서야'와 '다시 시작해보자'까지 재조명됐습니다. 대중적인 선곡 속에서도 김동률 음악의 다양성을 담아냈습니다.

김동률은 1부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동행' 앨범의 타이틀곡 '그게 나야'를 소개했습니다. 김동률의 시원한 고음과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절정으로 치닫는 밴드 연주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습니다.

이번 공연의 인터미션은 6일간 고상지 밴드의 연주로 채워졌습니다. 고상지 밴드는 반도네온 고상지, 피아노 최문석, 바이올린 윤종수, 콘트라베이스 김유성으로 이뤄졌습니다. 고상지 밴드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Adios Nonino'와 김동률의 자작곡인 가수 김원준의 'Show' 2곡을 선곡했다. 인터미션에서도 관객들은 자리에 앉아 연주를 감상하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그간 김동률 공연의 인터미션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김정원 등의 연주로 호평을 받아왔을 만큼 이번 공연 인터미션에서도 관객들을 매료시켰습니다.

2부의 막이 오르고 다시 무대에 오른 김동률은 지난 5월 4년의 공백기를 깨고 발매한 신곡 '황금가면'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공연 중에 가장 빠르고 신나는 곡인 만큼 공연장 전체를 달궜습니다. 특히, 댄스팀 '락앤롤크루'의 절도있는 댄스 퍼포먼스가 더해지며 '황금가면' 뮤직비디오 속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사진제공 : 뮤직팜

김동률은 데뷔곡 '꿈속에서'와 '구애가'를 연달아 부르며 추억이 묻어나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어 황금가면이 나오기 전 신나는 곡으로 손꼽혔다는 '그땐 그랬지'와 '내 오랜 친구들'로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김동률은 "이번 공연 티켓을 오픈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했었다. 자리가 다 안 차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마음의 준비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티켓 오픈을 하고 티켓 구하기가 힘들다고 가장 많이 원망을 들었던 거 같다. 다음 공연에는 제가 좀 더 주제 파악을 해서 잘 준비해야겠다"라고 위트 있게 말해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습니다.

이어 김동률은 '사랑한다 말해도'와 '이방인'을 부르며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와 함께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습니다. 피아노 연주를 하면 밴드와 일원이라는 소속감이 든다는 김동률은 "우리 공연밴드가 공연계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다른 공연이 더 재밌을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공연은 연주와 음악, 사운드 같은 모든 것들은 참 괜찮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며 밴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의 표현을 아낌없이 전했습니다.

중후한 느낌이 더해진 강렬한 탱고 버전으로 편곡된 성인 버전의 '취중진담'은 세월을 초월하는 김동률 히트곡의 명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김동률은 "제가 다음 달에 신곡이 나온다"고 깜짝 발표하며 관객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어 "어떤 평이라도 좋으니 곡을 듣고 감상을 많이 남겨주셨으면 좋겠다. 이제는 큰 히트를 바라고 곡을 발표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 꽃을 피우겠지라는 마음으로 한다. 그래도 곡을 듣고 어떤 이야기든 해주신다면 저에게 힘이 되고, 다음 곡이 더 빨리 나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라며 관객들을 향해 부탁했습니다.

'Replay'로 관객들과 호흡을 맞춘 김동률은 "팬데믹을 겪으며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절실함을 깨닫게 됐다. 아까 티켓팅 얘기를 하면서 앞으로 주제 파악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제 성격상 쉽지는 않을 거 같다. 당연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항상 불안하고 싶고, 그 불안함을 원동력으로 계속 저를 채찍질할 거다. 언젠가 이 체조경기장을 채울 수 없는 날이 오겠지만 그날이 조금이라도 늦게 오게 하고 싶다. 오늘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 조금만 더 멋지게 조금만 더 늙어서 다시 만나자"고 감사해 했습니다.

이날의 엔딩곡으로 선보였던 '기억의 습작'은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장대함이 절정을 이뤘습니다. 후렴부로 갈수록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는 세션들의 정교한 연주와 현란한 조명, 김동률의 진정성을 담아낸 사운드가 합을 이루며 완벽한 엔딩 무대를 연출했습니다. 눈물을 훔치는 관객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관객석에서는 휴대폰 액정의 불빛이 공연 내내 눈에 띄지 않을 만큼의 높은 집중도를 보여줬습니다.

앙코르 '내 마음은', 'Melody'를 끝으로 한 150분의 무대는 관객들에게는 체감적으로 1시간이 채 안 될 만큼으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엿새 동안 이어진 김동률의 단독 콘서트 'Melody'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완벽주의' 뮤지션 김동률의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공연이었습니다. 품격을 느끼는 무대 연출, 수준 높은 편곡과 연주자들의 완벽한 실력, 고상지 밴드의 인터미션과 감동의 커튼콜까지, 1분 1초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감동적 공연은 팬들에게 '빛과 소리의 향연'이라는 선물이었습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