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미끼 성범죄 사건…알바천국 대표이사 "구직자 보호 장치" 약속

김병섭 알바천국 대표 "피해자와 유가족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경찰 독립 팀 혹은 광역수사대 같은 조직 필요성 강조해

거짓 아르바이트 공고에 속아 면접을 보러 갔다가 성폭행을 당한 10대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아르바이트를 중개한 플랫폼 알바천국의 대표가 사과하고 구직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 12일 김병섭 알바천국 대표는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김 대표에게 "대표가 피해자분 죽음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김 대표는 "당사 플랫폼을 이용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악의적 성범죄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당사는 이번 사건을 중대하게 생각하고 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구직자 보호 장치를 강화했고 앞으로도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의원에 의하면, 올해 7월 한 달간 알바천국 이용자 수는 67만 명이며 한 달에 등록되는 이력서만 40만 4천건입니다. 이 의원은 "이력서를 통해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문제인데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라고 질의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력서 열람상품은 대부분의 채용 플랫폼사에서 동일하게 운영하는 서비스여서 모두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며 "현재 주의 문구를 내보내고 있고, 채용 플랫폼사 협회인 한국직업정보협회 및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빠르게 추가적인 공동 대응안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 의원은 경찰이 독립된 팀이나 광역수사대 같은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이런 범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업체의) 지금 대책만으로는 부족하고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말씀 주신 내용을 포함해 국가수사본부의 해당 부서와 심도 있게 논의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19)양은 올해 4월 알바천국 사이트에서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갔으나, 스터디카페 직원이라고 속인 40대 남성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A씨는 20여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B씨는 사건 당시 여성 1000여 명의 이력서를 열람한 후 연락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B씨는 이런 방식으로 2021년부터 A씨를 포함해 6명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으며, B씨의 연락으로 면접을 보러 온 여성만 280명에 달합니다.

한편 B씨는 2018년에도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