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항저우 롤러 역전극' 주인공, 이번엔 본인이 세리머니하다 역전패
입력 2023-10-15 09:08  | 수정 2023-10-15 09:23
사진=X(옛 트위터) 캡처
끝까지 달려 한국 울린 대만 황위린, 자국 전국체전서 '눈물'

'이게 실환가요?'

대만 전국체전 롤러스케이트 남자 1000m 경기에서 앞서 달리던 선수가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역전을 당했습니다. 1위(1분27초202)와 2위(1분27초172)의 격차는 불과 0.03초였습니다. 그런데, 역전 당한 그 선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국가대표팀이 펼친 대역전극의 주인공인 황위린이었습니다.

어제(14일) 대한롤러스포츠연맹과 금일신문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전날 대만 타이난에서 이같은 경기 결과가 나왔습니다.

황위린은 '배역'만 바뀌었을 뿐 선수들의 '포즈'는 아시안게임 당시 자신이 일궈낸 역전극과 판박이 수준이었습니다. 대만 스포츠 팬들은 두 사진을 이어 붙인 '짤방'을 만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뜨리는 중입니다.

대만 전국체전에서 황위린에게 역전승한 선수는 자오쯔정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3000m 계주 금메달을 딴 선수입니다.


앞서 황위린은 지난 2일 아시안게임 3000m 계주 경기에서 전종목을 통틀어 대회의 '하이라이트' 장면 10선에 꼽힐 만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만 해도 한국의 승리가 확실해보였습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승리를 예감하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그때 황위린은 끝까지 전력 질주를 해 결승선에 왼발을 밀어넣었다. 결과는 대만의 0.01초 차 승리였습니다.

짜릿한 역전승을 일군 황위린은 그날 경기의 주역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정철원, 그리고 그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동료 최인호(논산시청)가 아직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승부를 더 극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날 한국팀이 금메달을 땄다면 둘은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패배의 쓴잔을 건넨 황위린은 경기 후 "상대가 축하하고 있는 것을 봤다"며 "나는 그들이 축하하는 동안 여전히 내가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황위린은 고작 보름도 안 돼 자신 또한 역전의 쓴맛을 보게 됐습니다.

금일신문은 "이번 역전 쇼는 황위린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말한 소감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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