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미끼로 자금세탁 시도…시민 기지로 약속 장소에서 검거돼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속여 계좌 개설을 유도한 뒤, 보이스피싱 범죄의 현금 세탁 용도로 사용하려 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보이스피싱 의심 112신고를 통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을 검거해, 이달 초 사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범행을 주도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먼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소개해주겠다고 접근해 개인 사업자 등록을 하게 하고, 사업자 계좌를 만들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신의 계좌에 4000만 원을 입금할 테니 출금해 문화상품권을 구매하라"며 "이후 약속된 장소에서 직원을 만나 넘겨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급하게 돈이 필요했던 A 씨는 대출을 받기 위해 자신의 신분증 사본을 보내주는 등 모든 지시에 따랐다고 합니다.
수 일 뒤 상품권을 구매해 약속 장소인 부천 중동역으로 향하던 그는 갑자기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상대방으로부터 "다른 직원이 가서 상품권을 받아올 테니 옷차림을 찍어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고보니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돈을 건네는 장면이 연상된 것입니다.
A 씨는 급히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미리 도착한 경찰관은 인근에서 잠복했습니다.
이어 약속 장소에 나타난 수거책이 A 씨로부터 상품권을 건네받자마자 사기 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수사 결과 당시 검거된 수거책은 20대 B 씨로, 그가 속한 조직은 범죄 수익을 세탁하기 위해 A씨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에게 다른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피해금을 입금한 뒤 상품권을 구매하도록 지시하면서 그도 모르는 새 공범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입니다.
A 씨의 기지 덕분에 경찰은 피해금 4000만 원을 되찾아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 가상자산, 상품권 등을 요구하는 연락을 받을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곧바로 전화를 끊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