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반성문 13번 제출한 정유정에 재판부 "반성인지 아닌지 헷갈려"
입력 2023-10-10 14:27  | 수정 2023-10-10 18:59
정유정. / 사진 = MBN
정유정 "반성문 판사가 읽을까" 의심한 것으로도 알려져

과외 중개 어플리케이션에서 만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유정 사건의 재판부가 피고인들이 제출하는 반성문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오늘(10일) 다른 사건의 결심공판에 출석한 피고인 A씨의 잦은 반성문 제출과 정유정 사건을 함께 언급하며 "정유정도 계속해서 반성문을 써내고 있지만, 그게 반성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반성문은 본인의 처한 상황을 되돌아보고 뭐가 잘못됐는지, 본인의 심정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하겠다는 내용들이 들어가야 한다"며 "재판부에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정유정은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둔 지난 7월 7일부터 최근까지 석 달간 13번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정유정은 반성문을 쓰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판사가 반성문을 제대로 읽어볼지 의심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이와 관련해 반성문을 제출하면 판사가 반성문을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며 본인이 써낼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써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정유정에게 출생과 성장 과정,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을 결의한 계기, 할아버지와 가족 사항, 반성문에 담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제출하라고 안내했습니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부산 금정구에서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정유정은 지난달 18일 열린 첫 공판에서 우발적 범행이라는 기존 입장을 번복해 계획적인 범행임을 인정했습니다.

정유정의 두 번째 공판은 오는 16일 열립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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