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21·삼성생명)이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과 단식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가운데 안세영의 부모는 그의 역량이 엄청난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 단언했습니다.
안세영은 어제(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천위페이(중국)를 제압하고 세트 스코어 2대 1(21-18 17-21 21-8) 승리를 거뒀습니다. 한국 선수로는 무려 29년 만의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금메달입니다. 지난 1일 이미 29년 만에 여자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등극했습니다.
안세영의 부모인 안정현 씨(54)와 이현희 씨(48)는 개인전 8강전 이후 인터뷰에서 "무릎이 안 좋은 게 살짝 걱정이 된다"고 밝힌 안세영에 관해 "세영이가 아파도 특히 부모한테는 얘기를 잘 안 하고 혼자 하는 스타일"이라면서 "무릎이 아프다 했을 때는 정말 많이 안 좋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아버지 안 씨는 복싱 국가대표 출신으로 안세영에게 어릴 때부터 '선수가 몸이 고장이 나는 상황을 겪어야 국가대표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면서도 결승전 당시 이세영이 쓰러졌을 때 크게 걱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어머니인 이 씨는 "세영이가 쓰러지고 메디컬 타임을 불렀을 때 '이제 그만 기권하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속팀 삼성생명 관계자는 "부모님이 거의 주저앉아 응원을 할 수 없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안세영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새로운 역사를 써냈습니다.
경기 후 시상식과 취재진 인터뷰를 마친 딸을 향해 이 씨는 "미쳤어, 어떻게 그걸 버텨냈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안 씨는 안세영은 "다음 생에도 운동 선수를 해야 할 정도로 너무 열심히 노력한다"면서 "(운동 선수 출신인) 내 DNA가 있다고 하겠지만 천재보다는 노력형"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어 "천재성 있는 선수들이 노력이 좀 약하다"면서 "그러나 세영이는 비율로 따지면 노력이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씨 역시 "(세영이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원래 타고 나서 잘하는 건 아닌 거 같다"며 "항상 자신의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하는 스타일"이고 "이를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게 세영이의 진짜 역량"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던 안세영은 개인전을 치르면서 체력에 대한 부담을 묻자 "많이 힘들긴 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내가 이러려고 새벽(훈련)을 했나 싶기도 해서 괜찮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새벽부터 오전, 오후, 야간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엄청난 훈련을 견뎌낸 안세영은 "누가 올라오든 내가 훈련한 대로 한다면 충분히 하고 싶은 플레이를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의 노력을 바탕으로 근거 있는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