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보M] 초등학교에 수천만 원 전기차 충전소…6곳 충전 1번도 없었다
입력 2023-10-06 19:00  | 수정 2023-10-06 19:43
【 앵커멘트 】
한 대에 수천만 원이나 하는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놨는데, 2년 동안 단 한 번도 쓴 적 없이 버려지고 있는 현장이 있습니다.
아까운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곳인데요.
전국에 이런 곳이 6곳 있다고 하는데, 충전기가 설치된 장소가 초등학교 같은 교육시설입니다.
어떤 상황인 걸까요?
제보엠에서 이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이혁재 / 기자
- "공영주차장이나 아파트 단지만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전기차 충전소입니다.

보다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이 급속충전기는 전국적으로 약 2만 대가 설치돼 있는데,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공공에서 운영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곳들이 있어서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 차고 한 켠에 전기차 충전소가 덩그러니 설치돼 있습니다.


바로 앞에 노란색 통학 버스가 주차돼 있는데, 버스 뒤쪽을 살펴보니 배기구가 달려 있습니다.

전기버스가 아니어서 급속충전기는 아예 사용할 수 없고, 충전소 앞은 그냥 주차 용도일 뿐입니다.

거의 2년 동안 세금 수천만 원이 사실상 버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학교 관계자
- "작년에 (버스가) 온다 했는데. 취소돼서 언제 올 지. 지금은 사용 못 하죠. 다른 차도 사용 못 하죠."

전기버스를 들여오겠다며 충전기를 설치했지만, 버스 구매가 늦어지면서 한 번도 사용을 못했습니다.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도 똑같이 전기버스를 사지 못해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단 한 번 사용한 적도 없이 제구실을 못하는 전기차 충전소가 전남지역에만 6곳으로 초등학교 등 교육시설입니다.

해당 급속충전기에 쓰인 세금만 1대당 약 4천만 원입니다.

문제가 된 충전소는 학생들 안전을 이유로 학교에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다보니 지역 주민들이 쓸 수 없었는데,

환경부가 뒤늦게 학교 측에 개방을 권고했지만 학교 문을 열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인터뷰 : 유동수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용자 접근성 제고 또 교통 수요를 분석해서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 (전기차 제작·수입 업체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서 전기차 충전기 공급을 늘릴 필요가…."

30분에서 1시간이면 충전이 완료돼 선호도가 높은 급속충전기.

환경부는 내년 충전소 설치에 4천억 원 넘게 투자할 계획이지만,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설치 장소에 대한 엄격한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김현석 기자·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김미현
그래픽: 박경희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