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중국 검열 발언
VOA "웨이보 해당 게시물, 사진 삭제한 것 확인"
VOA "웨이보 해당 게시물, 사진 삭제한 것 확인"
홍콩의 할리우드 스타 주윤발(67)이 어제(5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중국의 엄격한 검열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 큰 주목을 받아 향후 그가 곤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미국의소리(VOA)는 오늘(6일) "주윤발이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을 한탄했고 누리꾼들은 그가 해당 발언으로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걱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주윤발은 어제(5일)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콩 영화에 대해 어려운 상황이라며 토로했습니다. 이어 "시나리오는 영화 당국의 여러 파트를 거쳐야 하고 정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제작비를 마련하기도 힘들다. 많은 영화인이 애를 쓰고 있지만 검열이 너무 많다"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는 홍콩 영화계의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거대한 중국 시장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1997년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우리는 정부의 지향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화 제작비를 충분히 조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살아남기 위해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1997년은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변환된 해로, 이를 기준으로 홍콩 영화의 전성기는 막을 내린 것으로 평가됩니다.
홍콩 영화계는 자율성과 다양성을 구가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이 제정되고 '국가안보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영화의 상영을 금지하는 영화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더욱 많은 제약을 받게 됐습니다. 해당 법으로 이미 상영 허가를 받았지만 홍콩 당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지지하거나 미화한다고 판단할 시, 허가를 취소하고 상영을 금지할 수 있습니다.
VOA는 주윤발의 검열 관련 발언이 많은 중국 누리꾼의 공감을 샀다면서도 일각에선 주윤발이 비애국적이며 '친 홍콩 독립적'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중국 매체는 주윤발의 검열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지만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선 그의 발언이 일부 누리꾼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주윤발의 검열 발언을 비판하는 누리꾼들도 있었습니다. 웨이보 블로거 '샤오판하오서'는 1997년 이전 홍콩 영화는 폭력적인 내용이 너무 많아 대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주윤발은 알고 보니 홍콩 독립운동가였다"라는 댓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VOA는 "웨이보가 해당 주제를 다룬 일부 게시물과 사진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복면금지법' 발표한 날 마스크 쓰고 나온 주윤발 / 사진=연합뉴스
앞서 주윤발은 2014년 홍콩 우산혁명 당시 시위대에 지지를 표했습니다. 또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때 당국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을 발표한 날, 마스크를 쓰고 거리로 나와 시민의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주윤발은 '영웅본색', '첩혈쌍웅', '와호장룡'등을 통해 한국에서도 '따거(大哥·큰형님)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