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하면 단톡방 의견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교사들에게 지속적으로 갑질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은 가운데, 해당 학교의 학부모회에서 교사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그제(2일) A 초등학교 학부모회는 공지를 통해 추석 인사를 전하며 '단톡방 갑질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학부모회는 "주변에서 접한 소식에 많이들 놀라시고 당황하셨으리라 생각된다"면서 "영문도 모른 채 어느덧 가해자가 되어 있고, 다 함께 비난을 받는 상황이 많이 억울하고 답답하시기도 하셨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저희 학부모회에서는 이 상황을 방관하는 것 또한 그 의견에 동조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생님들을 믿고 응원하는 많은 학부모님들의 의견 또한 모아보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학부모들이 직접 선생님들께 작은 응원메시지라도 보내드리는 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교문 앞 벤치 보드에 선생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나 감사 인사를 적어 붙여 주시면 취합해서 선생님들께 전달하겠다는 게 학부모회의 설명입니다.
학부모회는 "우리 선생님들은 우리 학부모들이 지킬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보자"며 참여를 독려하며 글을 마쳤습니다.
앞서 지난달 26일 교육언론 창은 A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익명 대화방인 'A사모(서울 A초를 사랑하는 모임)'의 대화 내용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대화방에 참여한 일부 학부모들은 특정 교사나 교장을 향해 "○학년 ○반 담임 선생님, 앞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실지 지켜보겠다", "○○ 미친 여자예요", "부검해봅시다"라고 하는 등 겁박성 발언과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습니다.
'남편의 지위'를 이용해 학교에 압력을 넣을 것이라는 대화도 오갔습니다.
한 학부모는 "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하세요. 젊잖은(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에요"라며 "왜 학부모나 친인척 중에 고위공무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요"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최근까지도 "민원은 사랑입니다", "오늘 아침도 모닝 민원과 함께 시작해 봐요" 등 민원을 부추기는 내용이 대화방에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화방은 현재 폭파된 상태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