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는 무상하니 중생이여 도를 닦으라" 열반게
28일 오전 10시 화엄사 범음료서 영결식 엄수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과 함께 천은사 관람료 폐지 노력
28일 오전 10시 화엄사 범음료서 영결식 엄수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과 함께 천은사 관람료 폐지 노력
조계종 제19교구 화엄문도 원로이자 천은사 전 주지 적암당 종효스님이 오늘(26일) 오전 10시 천은사 극락암에서 법납 53세, 세수 77세로 원적에 들었습니다.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장의위원회는 화엄사에 분향소를 마련했데 이어, 오는 28일 오전 10시 화엄사 범음료에서 영결식을 엄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비식은 영결식 직후 화엄사 다비장 연화대로 법구를 이운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종효스님은 1947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1971년 화엄사에서 출가한 뒤 순천 동화사와 정혜사, 곡성 태안사, 여수 은적사, 구례 천은사 주지 등을 역임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 폐지의 주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7년 천은사 소유 땅에 당시 군사도로에 아스팔트를 깔아 일명 '벽소령 관광도로'로 불리는 861번 지방도로가 개통됩니다. 정부는 이후 직접 길 중간에 매표소를 설치해 사유지 침범에 대한 보존의 의미로 문화재 관람료와 국립공원 입장료를 합동 징수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 문화재 관람료만 징수하면서 과거 배경을 모르는 도로 이용객들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2019년 철거된 지리산 천은사 입구 매표소 모습 / 사진출처=환경부 국립공원공단
이후 현 화엄사 주지인 덕문스님이 2017년 주지에 취임하자마자 종효스님을 천은사 주지로 임명하고 함께 32년 동안 이어진 갈등을 풀려 노력합니다. 두 스님은 환경부와 문화재청 등을 비롯해 국립공원공단과 한국농어촌공사, 전남도청, 구례군 등 관계기관을 만나 해결 방안을 찾은 끝에 지난 2019년 4월 29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표소를 철거했습니다.
이 사연은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사찰 문화재 관람료 사건으로 다뤄져 널리 알려졌습니다.
환경부, 문화재청, 전남도, 구례군, 국립공원공단, 한국농어촌공사, 화엄사 등 8개 기관이 2019년 4월 29일 관람료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공원문화유산지구' 관계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사진출처=구례군
덕문스님과 종효스님은 이러한 공로로 지난 2019년 국회의장 공로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종효스님은 "산문개방으로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기도, 수행, 힐링, 템플스테이 도량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종효스님은 "생사는 무상하니 중생이여 도를 닦으라"는 열반게를 남기고 입적에 들었습니다.
[정치훈 기자 pressjeo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