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근혜 "탄핵, 제 불찰…사드·지소미아 다 하고 감옥 가 다행"
입력 2023-09-26 10:43  | 수정 2023-09-26 10:49
박근혜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2021년 특별사면 이후 첫 인터뷰
“직분 끝까지 해내지 못해 진심으로 송구”
“내년 총선 ‘친박’ 없다…과거 인연은 과거로”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26일)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는 2021년 말 특별사면 이후 처음이며, 지난 11일 대구시 달성군 사저에서 진행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사익편취ㆍ국정농단에 대한 비위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 원장이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2016년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총선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며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진박 감별사라는 얘기가 있어서 제가 (친박계에) 주의를 줬는데 정말 그때 강하게 주의를 줬어야 한다는 후회는 있다”라며 제가 명시적으로 유승민 의원 공천을 주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이 제가 유 의원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내년 총선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며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를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경북 성주군 사드기지의 모습. / 사진=매일경제 DB

정치권 일각에서 박근혜 정부를 ‘실패한 정부라고 보는 평가에 대해선 반박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인다”면서도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 등을 거론하며 안보를 위해서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방향성과 국정 운영에 대해선 우선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며 지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 정도가 됐는데 정부의 방향·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좀 성급한 감이 있다. 더군다나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런 문제에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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