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보M] 주택가 뻥 뚫린 골목길…주민들은 '아슬아슬'
입력 2023-09-25 19:00  | 수정 2023-10-04 15:02
【 앵커멘트 】
서울 영등포의 한 주택가 골목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펜스를 쳐놨는데, 한 사람만 간신히 지날 정도로 좁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골목길에 구멍을 판 건 바로 앞에 사는 집주인이라는데요.
대체 무슨 일일까요?
제보M, 이한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영등포의 한 골목길입니다.

폭 4m가 조금 안 되는 길에 가로 3.2m, 세로 6.6m 크기의 구멍이 뚫렸습니다.

행인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는 불과 70cm 남짓입니다.

▶ 스탠딩 : 이한나 / 기자
- "보시다시피 통행로가 지나치게 좁고 자칫하면 턱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어서 보행자가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다니려면 좀 불편하고, 냄새도 나고 그래."

▶ 인터뷰 : 김루빈 / 서울 서초동
- "볼 일이 있어서 자주 오는데, 이렇게 구덩이 파놓은 것도 예전부터 봤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겪는 것 같습니다."

도로가 이렇게 된 건 지난달 18일,

도로 바로 앞집에 사는 집주인이 직접 땅을 판 겁니다.


▶ 인터뷰 : 집주인 친척
- "지속적으로 악취가 나서, 물을 틀면 녹물 비슷하게 나오고…. 민원을 넣어도 아무 소식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팠다…). "

짚 앞의 골목길이 본인 땅인데, 구청이 몰래 하수도관을 묻어 지금까지 고통받았다단 겁니다.

여러 차례 민원에도 해결이 안 돼 항의 차원으로 땅을 파며, 구청에 하수도 철거와 함께 그간 마음대로도로를 사용한 만큼 보상해달라며 사용료를 요구했습니다.

해당 구청에 입장을 물었습니다.

집주인이 집과 근처 땅을 산 시점보다 하수관 매립 시점이 빠른 데다, 이미 오래 전부터 주민들이 관습적으로 도로로 사용한 곳이라 사용료를 줄 근거도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서울 영등포구청 관계자
- "보수도 하고 정비도 하면 어떻겠냐고 (말씀드려도)…. 수용 안 하시고 철거를 해달라고 하시고…."

냄새를 줄일 수 있게 시설 정비를 해준다고 해도 집주인이 하수관 철거와 도로 사용료를 고집해 손을 대지 못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조세영 / 변호사
- "상하수도관이 토지 소유자가 주택을 매수하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고…. 토지 소유자가 상하수도 관리 주체에게 사용료를 청구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갈등이 계속되자 결국 구청은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집주인을 고발조치했습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lee.hanna@mbn.co.kr]

영상취재: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오혜진
그래픽: 송지수 권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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