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수술 장면 보여주세요"…수술실 CCTV 다음 주부터 시행

병원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새 의료법이 다음 주부터 시행됩니다.

오늘(22일) 보건복지부(복지부)는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이해 당사자인 환자단체와 의료계는 자신들의 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여전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지만, 복지부는 지난 2년 동안 연구용역과 법조계 등 협의체 논의를 통해 시행규칙 등 운영방안을 마련했습니다.

■CCTV, 모든 수술실에 설치하나

수술실을 갖춘 모든 병원에 CCTV를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가 전신마취나 수면마취 등 상황을 인지·기억하지 못하거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행하는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의 경우 CCTV를 달아야 합니다. 국소마취만 진행할 경우에는 설치하지 않아도 됩니다.

CCTV는 고해상도(HD급) 이상의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설치해야 하며, 수술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나타날 수 있도록 비춰야합니다.

의료기관은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수술 장면을 촬영해야 합니다. 이 경우 촬영 요청서를 의료기관의 장에게 제출하면 됩니다.

의료기관장 등은 법에서 정한 거부 사유(△응급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환자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가 필요한 위험도 높은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수련병원의 전공의 수련 목적 달성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면 촬영해야 합니다.

또한 안내문 게시를 통해 수술 장면 촬영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환자가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촬영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요청서를 제공해야 합니다.

■보관 기간은 최소 30일…열람 요청은?

촬영 영상은 의료기관 내 최소 30일 이상 보관해야 합니다. 삭제 주기는 내부 관리계획으로 정해 주기적으로 삭제하게 됩니다.

환자가 수술 촬영 영상 보관을 연장하고 싶을 때는 연장요청서와 함께 고발장, 의료분쟁조정신청서 등 관련 업무가 진행 중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함께 제출하면 됩니다. 연장 기간은 30일 이내여야 하고, 이후에도 추가 연장하기 위해선 요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누구나 손쉽게 영상을 열람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영상정보 열람·제공 요청서를 의료기관장에 내야 합니다.

의료기관장은 10일 이내에 열람·제공 방법을 통지하고 실시해야 합니다. 의료기관은 열람이나 제공에 소요되는 비용을 실비 범위 내에서 요청자에게 한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CCTV 영상 유출 시 ‘5년 이하 징역

몸을 드러낸 수술 장면이 고의든 실수든 유출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많습니다. 의료법은 촬영된 영상 정보 보호를 위해 영상을 임의로 제공하거나 누출·변조·훼손하는 자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절차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촬영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술실 CCTV 설치 및 촬영 의무 등을 위반했을 때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위반 의료기관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가 시행 과정에서 현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강화해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를 형성해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