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이상 이용 시 추가 주문 필요'.
지난달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일부 매장 점주들이 내놓은 정책입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짧으면 세 시간, 길면 하루 종일 자리를 차지하는 이른바 '장시간 체류 카공족'을 겨냥한 공지입니다.
최근 한 업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카공족과 말싸움을 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가게에 온 카공족 손님이 커피를 자리에 둔 채 맞은편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와, 재주문을 부탁하니 들어주지 않고 가게에서 나가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결국 이 업주는 고객과 언성을 높이다 환불을 해주고 나서야 내보낼 수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사진 = MBN 자료화면
해당 게시물에는 "카페에 데스크톱 모니터를 가져오는 사람도 있다", "3~4인용 테이블을 오랫동안 차지하는 1인 카공족들 때문에 단체 손님들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등 괴로움을 호소하는 업주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렇듯 눈으로 보이지 않는 갈등 상황에 '노(No) 노트북 존', '3시간 이상 비울 시 자리 일괄 정리' 등의 규칙을 내놓거나,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차단하는 카페들도 심심찮게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물가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카공족'들의 도를 넘는 행태는 업주들에게 분명 눈엣가시입니다.
반면, 소비자가 지불한 비용에 대해 응당 받을 수 있는 권리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는다면, 대략 몇 시간 정도 머무르는 게 적정할까요? MBN은 대화형 인공지능(AI)서비스 챗GPT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1시간 42분 넘어가면 업장 손해 보기 시작"
사진 =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캡처
챗GPT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 1~2시간 정도' 머무르는 것이 예절에 부합하는 시간으로 여겨진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오래 머무르고 싶다면 카페의 정책이나 직원에 따르고, 카페에 사람이 많을 시 다른 손님을 배려해 체류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챗GPT가 내놓은 대답은 짧고 간결하지만, 실제 업주들이 생각하는 손익분기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주문했을 때 손님이 1시간 42분 넘게 카페에 머무를 시 업장은 손해를 보기 시작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비프랜차이즈 카페의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로, 발표 당시인 4년 전보다 물가가 오른 현재는 이보다 시간을 앞당겨서 봐야 할 것입니다.
네이버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지에 올라온 업주 여론 등을 종합할 때, 챗GPT와 같이 대략 '2시간'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했을 때 용인된 시간으로 보입니다.
사진 =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캡처
만약 커피를 구매해 자리에 둔 채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온다면, 이에 대해 챗GPT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챗GPT는 단호히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카페에서 구매한 음료는 카페를 떠나지 않고 소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규칙이며, 근처 식당에 가고자 한다면 카페를 나서기 전 음료를 마시거나 테이크아웃으로 요청해 가져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카페에 돌아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새로운 음료를 주문해 카페 정책을 준수하라'고 대안도 제시해 주었습니다.
"음료 주문했다고 소비자 권리 절대적인 것 아냐…인식 형성 필요"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한다고 소비자의 권리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며 "자신의 행동이 카페 회전율에 지장이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업주들 역시 일정 시간 이상 체류하는 카공족들과 갈등을 마련하는 것에 앞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며 "'카공'에 대한 대중의식의 건강한 형성이 상호 간의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용객들은 너무 긴 시간 업장을 사용하여 불편을 주는 것은 지양해야 하고, 업주들 역시 사전에 이용 시간 및 수칙 등을 고지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장 뾰족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힘든 만큼, 카공족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카공'에 대한 건강한 의식 형성과 함께 상호 간의 대안 논의가 필요합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언론 분야에서도 AI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MBN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보는 [일문Chat답]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논쟁들을 AI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일문Chat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