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여 만세!
듣는 이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할 강렬한 사운드,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서사, 불꽃처럼 화려하고 열정적인 프리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만난다. 바로 뮤지컬 ‘프리다이다.
이 극은 멕시코의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를 조명한 작품이다. 1907년에 태어나 1954년 47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프리다의 일생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프리다는 6살에 소아마비를 앓았고 18살에는 끔찍한 교통사고로 온몸이 부서졌다. 그 이후 30여 차례의 수술, 죽음에까지 이른 병마, 그리고 멕시코 민중벽화의 거장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끝없는 불륜, 세 차례의 유산과 불임 등을 겪으며 ‘고통의 여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그녀는 인생에 드리운 어둠에 당당히 맞선 열정의 예술가이다. 많은 시간을 침대에 누워서 지내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프리다는 침대에 누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관찰하며 고통을 이겨내고 이를 작품으로 남겼다. 그래서 그녀가 남긴 143점의 회화 중 55점이 자화상이다. 그녀는 원시적이면서도 화려한 화풍으로 사랑하는 멕시코와 멕시코의 여성들 그리고 민중을 그렸다. 프리다는 한마디로 인생을 사랑하며 예술 작업에 온몸을 바쳐 고통을 환희로 승화시킨 예술가다.
뮤지컬 ‘프리다는 그녀의 마지막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냈다. 프리다는 극중 <더 라스트 나이트 쇼> 게스트로 등장하며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녀가 만난 인물들을 상징하는 레플레하, 데스티노, 메모리아도 등장해 프리다를 말한다. ‘인생은 무엇일까? ‘죽음은 무엇일까? 이렇듯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의 경계에서 이 쇼는 시작된다. 프리다 칼로와 세 명의 크루들이 함께 들려주는 그녀의 삶. 인생 변곡점의 순간마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쇼가 그냥 평범한 쇼가 아님을 알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 날. 눈을 감기 전 펼쳐진다는 파노라마가 진짜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그녀의 심장은 멈춘다. 그리고 시작된다.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 그 모든 것을 그림과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진짜 쇼가.
뮤지컬 ‘프리다 공연 사진(사진 EMK뮤지컬컴퍼니)
극은 프리다 칼로에게 바치는 세레모니이다. 피카소도 감탄한 당대 최고의 화가이자 멕시코 혁명가 프리다 칼로의 인생 찬가, 그녀의 찬란한 인생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출연진의 면면과 그들의 솜씨 또한 무대에서 눈과 귀를 뗄 수 없을 ‘프리다 그 자체이다. 깊이 있는 연기와 폭발적 가창력을 지닌 세 명의 프리다는 각각의 매력을 발산한다.연출과 극작의 추정화는 고통이 끝까지 따라와도 마지막 날 한 잔의 샴페인을 따른 인물의 이야기다.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았던 프리다를 무대 위에서까지 고통스러운 형식으로 담아내고 싶지 않았다. 한 예술가의 이야기를 통해 괜찮은 인생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어떤 인생을 살아도 고통 없는 사람은 없다. 너무나도 힘든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지만, ‘인생이여, 만세Viva La Vida라고 외치며 생을 마감한 인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뮤지컬 ‘프리다 공식 포스터(사진 EMK뮤지컬컴퍼니)
Info장소 coex 신한카드 artium
기간 ~2023년 10월15일
시간 화, 목, 금 7시30분 / 수, 토, 공휴일 3시, 7시30분 / 일 3시
출연 프리다 – 김소향, 알리, 김히어라 / 레플레하 – 전수미, 리사, 스테파니 / 데스티노 – 임정희, 정영아, 이아름솔 / 메모리아 – 최서연, 박시인, 허혜진, 황우림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8호(23.9.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