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들들과 아내 생계 걱정해 피의자 극단 선택 추정
전남 영암의 일가족 5명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해당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영암경찰서는 이 가족의 가장으로 숨진 김 모(59)씨가 살인 피의자로 최종 확인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할 것으로 밝혔습니다.
김 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 54분쯤에 영암군 영암읍 자택 방 안에서 아내와 20대 아들 3명 등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 시각은 시신 발견 당일 또는 그보다 하루 전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외부인 침입이 없다는 현장 감식 결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의견 등을 토대로 김 씨가 처자식을 살해한 뒤 음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씨에 대한 부검 결과와 혈흔, 흉기 감식 보고서 등이 공식적으로 통보되면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사건 현장과 김 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유서나 심경이 담긴 글 등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경찰은 김 씨의 범행 동기 규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이번 달 초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었습니다. 그는 중증의 자폐와 지적 장애를 앓는 세 아들, 경제활동이 어려운 아내를 주변의 큰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보살핀 농업인 가장이었습니다.
김 씨의 아내도 지적장애가 있었지만,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인으로 등록되진 않았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대상은 아니었던 김 씨네는 세 아들 앞으로 1인당 매달 34만 원씩 장애인 연금이 지급됐습니다.
김 씨가 장애인 아들들을 제때 학교에 보내지 못해 뒤늦게 시작된 특수교육은 교사의 가정 방문 수업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주변인들은 부부가 경제적으로 넉넉진 않았지만, 아들들을 함께 보살피며 살뜰한 가정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성범죄 혐의를 받은 김 씨가 법적 처벌 등으로 인해 처자식을 살피지 못할 경우 온 가족이 극심한 생활고에 빠져 이를 비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합니다.
국과수 분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사건 당시 세 아들과 아내가 김 씨에게 저항한 흔적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김 씨와 관련한 성범죄 사건도 피의자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입니다.
김 씨의 성범죄 혐의는 기초 조사까지만 이뤄졌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