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글로벌 기업들 "과도한 약속, 과소한 이행"…기후변화 정책 후퇴 중
입력 2023-09-20 10:46  | 수정 2023-09-20 10:53
미국의 한 석탄발전소/사진=연합뉴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마저 소극적으로 변화
"장기적인 목표에 헌신하겠다며 후퇴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글로벌 대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려는 차원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로 약속했지만 정작 이행에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용 부담과 기술 정체로 발목이 잡힌 데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마저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산업 구조상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하지 않고서는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사례로 광산업체 리오틴토를 언급했습니다.

배출권 시장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하지 못하는 경우, 각종 설비에 저감장치를 다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그러나 관련 기술의 발전이 더딘 탓에 2025년에 맞춘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항공사들도 배출권 거래가 필수입니다.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델타항공, 제트블루, 이지젯 등 탄소배출권을 꾸준히 사들이던 회사들마저 지난해 들어 구매량을 줄이는 추세로 밝혀졌습니다.

탄소배출권은 녹색수소나 탄소포집 등 근원적인 온실가스 대책이 현실화하기 전까지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방안입니다.

그러나 풍력발전 등 관련 기술들의 탄소 저감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한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에 대한 기대가 냉각된 것으로 보입니다.

델타항공을 비롯한 제트블루와 이지젯은 이제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 개발로 눈을 돌리겠다는 태세를 보입니다.

아울러 최근 유통 공룡 아마존이 기존에 2030년까지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철회하고 10년 뒤인 2040년을 새 기한으로 설정하는 등 기후변화 정책이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새 기한을 설정했으나,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감축 이행 방안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검증하는 글로벌 기구인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는 최근 아마존을 포함해 목표에 미치지 못한 업체 약 120곳을 선정해 공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업들은 과도한 약속을 내걸었고, 과소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제는 장기적인 목표에 헌신하겠다며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 냉정한 결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각종 상품 비용이 상승한 것도 재생에너지 전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요인 중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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