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정부 교사 사건' 학부모·자녀 신상 폭로...또 사적 제재 논란
입력 2023-09-18 13:08  | 수정 2023-12-17 14:05


2년 전 경기도 의정부의 호원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고 이영승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상이 공개됐습니다. 한 사람의 목숨을 잃게 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지만,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오늘(18일) 인스타그램에는 '의정부호원초등학교 이영승 선생님'이라는 계정이 등장했습니다. 해당 계정은 프로필에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페트병 사건' '고 이영승 선생님 자살 사건' 등의 문구와 함께 한 학부모 1명과 자녀 1명의 신상정보를 게재했습니다.

이 계정의 게시물에는 학부모의 사진과 남학생의 졸업사진, 해당 학생의 현재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또 해당 자녀가 재학 중이라는 대학교에 찾아가 사건 개요와 함께 '그 학생은 자퇴하길 바란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두고 촬영한 사진도 있습니다.

유족 등에 따르면 이 교사가 부임한 첫해인 2016년 수업 중 한 학생이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가 손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수업 도중 발생한 사고이기에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학부모는 계속 보상을 요구했고, 학교는 입대한 이 교사에게 책임을 미뤘습니다. 이 교사는 휴직하고 군 복무를 하던 중에도 학부모의 민원 연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3년이 지나 해당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2019년 12월 31일에도 학부모는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이 교사에게 다시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교사는 결국 아이들은 평범한데 제가 이 일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가 힘들었어요. 죄송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긴 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이 교사는 페트병 사건 외에 다른 학부모 민원에도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게시물에 네티즌들은 "엄마 덕분에 유명해졌으니 엄마를 미워하라", "죄 평생 갚고 살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반면 사적 제재를 합리화하고 동조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사건과 무관한 이들이 허위 사실로 피해를 보는 것도 적잖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경기교사노조 등 5개 경기지역 교원단체는 연대 성명서를 내고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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