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대체육 시장
국내 채식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식품업계가 대체육 사업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대체육이란 비(非) 동물성 재료를 사용해 기존 고기와 모양 및 식감을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를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한편 친환경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대체육 사업에 나서고 있다.
대중적인 맛과 간편함으로 인기인 캔햄 역시 식물성 제품군이 확대되는 추세다. 동원F&B는 최근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을 출시하며 식물성 캔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은 지난 3월 선보인 참치와 만두에 이은 동원F&B의 식물성 브랜드 ‘마이플랜트의 세 번째 신제품이다. 이 캔햄은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콜레스테롤 함량이 0%이며 국내 식물성 캔햄 중 칼로리가 175㎉로 가장 적다. 짠맛은 유지하면서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도록 2018년 독자 개발한 원료인 ‘디솔트 기술력을 적용해 캔햄 본연의 맛을 구현했다. 또 자체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원료 배합 비율을 찾아내 식물성 제품에서 흔한 콩 냄새를 줄였다.
동원F&B 외에도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이 식물성 캔햄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식물성 캔햄을 내놓은 곳은 신세계푸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6년부터 대체육 개발에 집중,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을 출시했다.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은 대두단백과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이다. 발색제, 보존제로 쓰이는 식품첨가물 아질산나트륨 없이 기존 동물성 햄 맛을 재현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세계푸드는 캔햄뿐 아니라 베러미트의 다양한 제품군을 대중화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는 타 회사에 납품하는 기업 간 거래(B2B)에 주력해왔으나, 최근 들어 전국 이마트 내 E-베이커리, 블랑제리 등 베이커리 매장에서 베러미트를 활용한 베이커리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일찌감치 K-푸드의 미래사업으로 식물성 대체식품 개발을 점찍었다. 올 추석을 앞두고는 식물성 캔햄을 본격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12월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한 뒤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만두, 함박스테이크, 비건다시다 등을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내년까지 식물성 식품 사업 관련 매출을 2,000억 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12월 ‘식물성 지구식단 LIKE 런천미트를 선보였다.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을 가공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햄의 감칠맛과 탄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은 이 밖에도 지난해 8월 론칭한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통해 기존 제품인 식물성 텐더, 두부면 등을 리뉴얼하고 냉동만두, 볶음밥까지 선보이며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지구식단은 론칭 1년 만에 매출 43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지구식단 카테고리에서 가장 다양한 제품이 포진한 식물성 간편식의 올 상반기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5.7%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캔햄을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 분야에서 대체육 제품이 꾸준히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트렌드에서 ‘탄소중립이 주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는데, 고기를 대체육으로 대체하면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감축할 수 있어서다. 기업마다 강조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중 환경 분야와도 맥을 같이한다. 현재 국내 대체육 시장규모는 2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규모는 올해 약 252억 원에서, 2025년에는 17.1% 늘어난 295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신세계푸드)
[글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사진 동원에프앤비, 신세계푸드][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7호(23.9.1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