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잠자다 무의식 중에 성관계…"치료 지침 없어"
입력 2023-09-17 10:07  | 수정 2023-09-17 10:4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 "사건수면 치료 지침 부재, 대책 마련 필요"
평생 유병률 몽유병 6.9%, 악몽 및 공포감 10%, 수면성행위 7.1% 등으로 추정


수면 중에 무의식적으로 성관계를 갖거나 운전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수면장애인 '사건수면(Parasomnias)'에 대한 뚜렷한 치료 지침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1909~2023년 발표된 '사건수면' 관련 논문 72편을 분석한 결과 '사건수면(Parasomnias)'에 대한 뚜렷한 치료 지침이 부재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제니퍼 문트 신경학 조교수는 "대부분의 수면장애에는 근거에 기반한 최상의 요법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거친 치료 지침이 있으나 사건수면에는 없다"며, "사건수면은 본인과 주변 사람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했습니다.

'사건수면(Parasomnias)' 중에는 잠을 자다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는 몽유병(수면보행증)이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수면 중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벌떡 깨어나는 야경증이나 꿈 속 장면을 실제 행동에 옮기는 렘수면장애 등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몽유병은 보통 잠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걸어 다니는 행위를 하나, 심할 경우 자동차를 운전하기도 해 위험합니다. 또 '수면성행위(sexsomnia)'는 잠결에 무의식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수면장애로 극단적인 경우 강간 등 각종 성폭력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사건수면 관련 대책을 강조하며 비렘(NREM, 비급속 안구 운동) 단계 '사건수면' 장애의 치료에 대한 첫 '체계적인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연구팀은 논문 분석을 통해 인지 행동치료, 최면, 수면 위생,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기 전 환자를 깨우는 것 등이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수면장애 중 '사건수면' 환자는 자신이 지난밤에 어떤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는지 기억해내지 못하거나 아주 어렴풋이 기억하기 때문에 부상을 입거나 어떠한 사건이 발생한 후에야 자신의 병을 알게 됩니다.

'사건수면'의 평생 유병률은 몽유병(수면보행증) 6.9%, 악몽 및 공포감(수면공포증) 10%, 혼란각성증(침대에 누워 있을 때 혼란 느낌) 18.5%, 수면성행위(sexsomnia) 7.1%, 수면폭식증 4.5% 등으로 추정됩니다.

연구팀은 '사건수면' 환자에게는 반드시 약물이 아니더라도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받게 하는 표준적인 치료 지침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행동치료의 효과를 결정하기 위해선 무작위 대조시험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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