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소연에서 가을을 맞이해 뿌린 씨앗을 추수하는 의미로 새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씨앗, species, 種'전에서는 돌에서 찾는 근원적인 이유와 삶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의미를 풀어내는 조동원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물이 없던 지구에 우주 어디에선가 날아온 돌. 그 속에 물의 근원이 있었다. 물은 생명의 시작이기에 돌이야말로 생명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돌을 씨앗이라고 표현한 것은 작가의 이런 생각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캔버스에 나열된 돌들은 하나도 같은 것이 없습니다. 모두 다른 형태입니다.
큰 바위가 깨져 돌멩이가 되고 자갈이 되는 과정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관계나 상황으로부터 겪는 깨달음과도 같습니다.
Species, 씨앗 한지에 혼합재료 91x117cm
작품에 나열된 돌들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돌의 상징성을 완성합니다. 돌은 우주이자 생명의 근원이며 인간의 내면이자 인간 사회이기도 합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제각각 자신만의 모습을 지닌 조약돌들이 하나의 전체를 만들면서 질서정연한 세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인간은 전체의 일부로 그 존재의 의미를 지닙니다. 고요하지만 넘치는 에너지를 담고 있는 돌의 이야기는 관람객에도 성찰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훈 기자 no1medic@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