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벌 청소시키자 '담임 교체' 요구한 학부모…대법 "교권침해 맞다"
입력 2023-09-15 08:48  | 수정 2023-09-15 09:20
【 앵커멘트 】
(이번에는 악성 민원에 시달린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의 얘기입니다)
수업 중 떠든 학생에게 여러 차례 주의를 주고 청소를 시켰더니 부모는 오히려 담임을 바꿔달라며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교사 신고로 학교 교권보호위원회가 교권침해라고 판단을 내렸는데, 부모가 이를 취소하라며 법원에 소송까지 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교권 침해가 맞다고 봤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21년 전북의 한 초등학교 수업시간.

2학년 A 학생이 페트병으로 시끄럽게 소리를 내자 B 교사는 하지 말라며 주의를 줬습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자 B 교사는 칠판 '레드카드' 칸에 A 학생 이름을 적고 방과 후 청소를 시켰습니다.


A 학생 부모는 아동학대라며 B 교사에게 항의했고, 학교 측에는 담임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부모 측은 아이를 결석시키며 계속 담임 교체를 요구했고, 교장이 B 교사를 감시하라며 하라는 대로 안 하면 다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불안과 우울 증세를 보인 B 교사는 병가를 내고 교권침해 신고를 접수했는데, 교권보호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교권침해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부모 측은 교권침해가 맞다는 판단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교권침해라고 봤지만 2심은 오히려 레드카드 제도와 청소 지시가 인권침해라며 부모 손을 들어줬습니다.

엇갈린 1·2심에 대법원은 "부모 측은 교사의 개선 노력 제안에도 담임교체만 줄기차게 요구하며 부적절한 말과 행동을 했다"며 교권침해가 맞다고 보고 다시 재판하라고 했습니다.

▶ 인터뷰 : 정은영 / 대법원 공보연구관
-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반복적이고 부당한 간섭은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선언한 판결입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무분별한 악성 민원 요구에 경종을 울리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판결을 환영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박경희,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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