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제 로마 바티칸서 '삼성전자 전광판' 볼 수 있다
입력 2023-09-14 09:53  | 수정 2023-09-14 09:58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들어선 삼성전자 옥외 전광판/사진=연합뉴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삼성전자 옥외 전광판 설치 완료
삼성전자, 상당한 홍보 효과 예상
프란치스코 교황, 삼성전자 대표단에 감사 인사


올해 7월부터 시작된 로마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의 삼성전자 옥외 전광판 설치 작업이 13일(현지시간) 완료됐습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례한 주요 대중 행사인 일반알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설치된 삼성전자 옥외 전광판은 총 4개이며 광장 양옆에 가로 7.935m x 세로 4.83m 전광판 2개, 광장 안쪽에 그보다 작은 가로 5.865m x 세로 3.105m 전광판 2개가 설치됐습니다.

기존 옥외 전광판은 2007년 일본 파나소닉에서 설치한 제품이었으나 16년 만에 우리나라 기업 제품으로 바뀌었습니다.


성 베드로 광장은 매년 수백만 명의 순례객이 다녀가는 가톨릭의 성지이자 매주 교황과 신자들이 만나는 장소이기에, 삼성전자는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대 3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광장에 운집한 군중은 4개의 대형 옥외 전광판을 통해 교황의 모습을 멀리서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바티칸 희년인 2025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3000만 명의 순례객이 바티칸을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홍보 효과가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에 설치된 전광판은 LED 사이니지 제품입니다.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선명하고 또렷한 화질을 제공하며 온도·습도 등에도 강합니다.

이 제품은 LED 조각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들기 때문에 크기와 형태에 제약이 없어 초대형 화면 제작에 유리합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설치된 것보다 훨씬 더 큰 전광판도 제작할 수 있었으나 교황청의 요구에 따라 과거 파나소닉 전광판과 거의 같은 크기로 전광판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의 영문 로고는 가까이 다가가야 겨우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전광판 하단에 작고 옅은 색으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 관계자는 "기존 삼성전자 로고와 비교하면 크기가 작고 색깔도 어두운 회색으로 상대적으로 옅은 편"이라며 "장소의 종교적인 성격을 감안해 삼성 로고를 되도록 드러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전광판을 이용한 상업 광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이 전광판을 절제된 용도로만 사용하기로 교황청 측과 합의했습니다.

전광판 설치와 관련한 홍보 활동도 최소한으로 할 계획이며 홍보 보도자료는 이탈리아 언론매체에만 배포하기로 했습니다.

안토니노 인테르시모네 교황청 행정원 전산실 실장은 "우리는 삼성전자의 전광판에 진심으로 만족하며 삼성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하며 "우리의 목표는 신자들에게 더 나은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이전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해 에너지 소비 수준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대표단은 전광판 설치 작업이 완료된 것에 맞춰 이날 오전 바티칸을 방문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인 알현했습니다.

또한 교황청 측과 서명식을 가졌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표단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바티칸 방문 여부도 관심을 모았으나 이 회장은 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ikeapetal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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