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술 마셔서 기억 안 나"…이웃 160회 때려 숨지게 한 前 씨름선수
입력 2023-09-14 07:40  | 수정 2023-09-14 07:42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 = 연합뉴스
검찰, 항소심서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5년 구형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 6개월 선고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이웃을 50분간 160회 때려 숨지게 한 전직 씨름선수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어제(13일) 대전고법 형사1부 심리로 열린 상해치사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전직 씨름선수인 32세 A씨에게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0일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어왔던 윗집에 사는 이웃 B씨와 오해를 풀겠다며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그러나 뺨을 맞았다는 이유로 50분 동안 160차례에 걸쳐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날 A씨는 "짧은 시간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수사기관에서 CCTV를 확인하고 저도 충격을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취한 B씨를 집에 데려다줘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고, B씨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제가 맞게 되자 화가 났던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이 의료 과실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나, 설사 의료 과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부검 감정서에 나타난 골절 강도나 CCTV 영상 등을 보면 피고인의 상해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전직 씨름 선수로 건강한 체격을 가진 피고인이 가해 당시 사망이라는 결과도 충분히 예견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피해자 지병이 사망이라는 결과에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A씨와 검찰은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각각 항소했으며, 다음 선고 공판은 다음달 13일에 열립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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