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날 잡을 수 있는지 궁금"…공항 5곳 폭탄테러글 올린 30대 구속

30대 남성, '공항 5곳 폭탄테러글' 올려
"경찰이 날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어서"
경찰, 법무부와 소송 제기 협의 중

한 30대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국내 5개 국제공항에 폭탄테러를 하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화제입니다.

이에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오늘(12일)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달 6일 오후 9시 7분부터 다음날 오전 0시 42분까지 약 3시간 35분간 6차례에 걸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주·김해·대구·인천·김포국제공항 등 5개 공항에 대한 폭탄테러와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첫 게시글에 '내일 2시에 제주공항 폭탄테러 하러 간다. 이미 제주공항에 폭탄 설치 다 해 놨다. 공항에서 나오는 인간들 흉기로 다 찔러 죽일 거다'라는 내용을 작성했습니다.

이후 A씨는 다른 4개 공항에서도 같은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게시글을 발견한 제주경찰청은 제주공항을 2시간 동안 정밀수색했지만, 다행히 위험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공항 외 다른 4개 공항에서도 경찰 인력 300명 이상이 출동하고 장갑차가 투입되는 등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작성 시간대와 게시글 내용으로 보아 6개 게시글 모두 동일범이 게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따라서 지난달 피의자의 서울 주거지를 특정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23일 집행했습니다.

A씨는 범행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경찰이 제시한 증거를 보고 "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을 시작할 것 같아 여러 협박 글을 작성했다"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어제(11일)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A씨를 구속했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컴퓨터 관련 전자공학 전공생이며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 IP로 우회 접속해 게시글을 작성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익명으로 IP를 수시로 변경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추적 회피를 시도했지만, 경찰 전문역량을 총동원해 피의자를 검거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국민적 불안감을 가중하고 치안력 낭비를 일으키는 등 사회 전반적인 부작용이 큰 범죄 예고 글 작성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추가로 남긴 흉악범죄 예고 글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며,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된 점을 고려해 법무부와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를 협의하고 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ikeapetal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