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줌마·아가씨", 여성 직장인 절반 이상 부적절한 호칭 들어
입력 2023-09-10 14:42  | 수정 2023-09-10 14:44
사진=연합뉴스


여성 노동자 절반 이상이 직장에서 '아줌마'나 '아가씨' 등 부적절한 호칭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10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일터에서의 성차별적 경험 등에 대해 설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1.3%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부적절한 호칭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이 답한 비율은 여성(55.9%)이 남성(12.4%)보다, 비정규직 여성(60.3%)이 정규직 여성(50.7%)보다 많았습니다.

사진=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


임금 수준에 따른 차이도 유의미했습니다. 월 500만 원 이상 받는 직장인은 16.4%가 성별에 따른 부적절한 호칭을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300만∼500만 원 22.6%, 150∼300만 원 38.4%, 150만 원 46.2% 등으로 임금이 적을수록 '아줌마'나 '아저씨' 등 부적절한 호칭을 들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일터에서 외모를 지적당했다는 응답 비율도 여성(28.7%)이 남성(10.1%)의 3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연애와 결혼·출산 관련 질문 역시 여성(26.9%)이 남성(13.5%)보다 약 2배 많이 듣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직장인 27.6%는 ‘여자는~, ‘남자는~으로 시작하는 성차별적 편견에 기반한 혐오 발언을 들은 적 있고, 26.4%는 커피 타오기, 애교 같은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성역할 수행을 강요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혐오 발언을 듣거나 성역할 수행을 강요받은 경우는 여성이 각각 45.1%, 44.8%로 남성의 14.2%, 12.2%보다 각각 30%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48.2%는 일터 성범죄 피해자를 회사가 보호해 주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고, 직장인 여성 83.7%는 한국 사회가 여성이나 성소수자 등 약자에게 안전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사 결과와 관련해 직장갑질119는 "극단적인 젠더폭력의 배경에는 부적절한 호칭, 구애 갑질, 여성혐오 발언 등 수많은 성차별적 괴롭힘이 있다"며 "직장 젠더폭력 근절은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대책 마련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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