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전서 선생님 또 극단적 선택…"4년간 악성 민원 시달려"
입력 2023-09-08 19:00  | 수정 2023-09-08 20:03
【 앵커멘트 】
대전에서 임용된 지 20년 된 40대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숨진 교사는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로 학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4년간 악성 민원에도 시달렸다고 하네요.
김영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초등학교 입구 주변으로 근조 화환이 줄지어 세워져 있습니다.

화환에는 '선생님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습니다.

이 학교 40대 교사가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올해로 20년차인 교사는 지난 2019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 태도가 불량한 학생 4명의 담임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친구를 때려 교장실로 보내졌는데 학부모가 찾아와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급기야 학부모는 교사가 7차례 아동학대를 했다며 경찰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대전교사노조 관계자
- "친구의 배를 때려서 혼을 냈고 그것을 다른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큰소리로 혼냈다. 이런 내용이 있었고…."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던 교사는 학교 측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보다 못한 학부모들이 탄원서를 모아 제출했습니다.

▶ 인터뷰 : 학부모
- "나쁜 말을 하지 마라. 어떻게 보면 당연한 선생님이 하셔야 할 당연한 소명이잖아요. 그러한 일은 하지 않으셨다는 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교사의 아동학대 혐의는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났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하지만 이후에도 교사는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년 동안 스트레스는 물론 모멸감을 겪어왔던 겁니다.

▶ 인터뷰 : 유족
- "4명 중의 한 아이의 누나가 체육 수업을 했었나 봐요. 노력 요함으로 낮은 점수를 줬더니 부모가 난리가 나서…."

충북 청주에서도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과 관할 교육청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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