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Health Recipe] 음식과 노화
입력 2023-09-08 14:08 
(사진 언스플래시)
노화 재촉하는 식습관

노화를 중년과 노년층의 전유물로 인식하기 쉽지만, 우리 몸의 노화는 20대부터 시작되는 것이 팩트다. 노화에 따른 불편한 신체 증상을 벼락 같이 느끼는 지점은 훨씬 이후지만, 그 지점도 급격히 당겨지는 중이다. 노화 속도에 불을 붙이는 잘못된 식습관을 짚어 보자.
대사질환 부르는 초가공 식품 끊어야
주변에서 부쩍 ‘가속 노화를 말하는 이가 늘었다. ‘가속 노화란 숫자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많은 현상으로,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노화에 따른 질병이라는 ‘암이 젊은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이 그 예다. 1990년 대비 2020년 20~30대의 암 발생률이 25% 증가했다고 한다.
노화를 가속시키는 잘못된 생활 습관은 여러 가지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식단을 든다. 그중에서도 전문가들은 특히 초가공 식품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빵, 과자, 컵라면, 냉동 피자, 탄산음료 등 가공 정도가 높은 초가공 식품은 간편하게 먹기 좋고 당장 입맛을 돋우지만 단순당 함량이 많다. 단순당은 흡수와 분해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높인다. 또 식이섬유를 제거한 정제 곡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 혈당지수가 높다. 때문에 초가공 식품을 즐기는 습관은 세포 노화를 촉진하고 각종 혈관 질환과 비만 그리고 지방간 등의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근육을 합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아예 끊을 수 없다. 혈당 곡선을 가파르게 높이는 초가공 식품 대신 가공하지 않은 통곡물을 섬유질과 함께 섭취하면 혈당 곡선을 평탄하게 만들 수 있다. 평탄한 혈당 곡선은 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뇌 기능 떨어뜨리는 음주 절제해야
알코올 역시 신경계 노화를 부추기는 고성능 연료다.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사람의 뇌 노화 정도는 30대에서는 또래보다 2~3년 앞서고, 나이가 들수록 격차는 심해져 60대에서는 또래에 비해 12년가량 노화가 더 진행되었다. 알코올의존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때때로 즐겨 마시는 술도 노화를 부른다. 3개월 동안 소주 20병을 마신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 노화가 2.5년 정도 빠르게 진행된 연구 결과가 있다. 알코올의 신경계 독성은 신경세포 자체와 신경섬유를 둘러싼 피복을 지속적으로 손상시킨다. 또 대사 스트레스와 염증을 일으켜 뇌를 쪼그라들게 해 중추 신경계 기능을 떨어뜨린다. 뿐만 아니라 음주 후에는 잠을 자도 뇌가 휴식을 취하지 못해 뇌 기능이 둔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음주로 인한 뇌 위축과 가속 노화 현상은 금주를 통해 회복 가능하다. 알코올의존증으로 뇌가 상당히 위축된 사람에게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하니, 지금 바로 금주를 시작하자.
노화 속도 늦추는 ‘MIND 식단
가속 노화와 함께 다시금 회자되는 용어가 ‘MIND 식단이다. 뇌를 좋아지게 만든다는 이 식단이 추천하는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하루 세 번 통곡물을 섭취할 것, 일주일에 6회 이상 녹색잎 채소를 먹을 것, 녹색잎 채소 외에 채소도 매일 한 가지씩 섭취할 것, 일주일에 견과류는 5회 이상 베리류는 2회 이상 섭취할 것, 닭고기 등 가금류는 주 2회 이상, 생선 역시 주 1회는 섭취할 것, 요리용 오일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올리브오일을 사용하며, 와인은 하루 한 잔으로 제한할 것, 일주일에 네 끼는 콩류를 섭취할 것 등이다. 한편 초가공 식품, 버터, 마가린, 치즈, 붉은 고기 등은 피하라고 권한다.
MIND 식단을 충실히 따른 실험군을 관찰했더니, 최악의 식습관을 유지한 사람들에 비해 뇌 노화 속도가 1/4로 느려진 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도 53% 낮게 나타났다.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언스플래시]
[참고 도서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정희원 저 / 더퀘스트 펴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6호(23.9.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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