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춘향 영정, 외모 논란
국악인들 "춘향가 속 모습과 정 반대다"
남원시·문화원 "철저한 고증 거쳤다"
국악인들 "춘향가 속 모습과 정 반대다"
남원시·문화원 "철저한 고증 거쳤다"
지난 5월 남원 광한루원에 봉안된 세 번째 춘향 영정을 두고 국내 유명 국악인들이 어제(7일) '새 춘향 영정'을 다시 그려 봉안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해당 영정은 친일 작가 논란으로 1억여 원을 들여 다시 그린 새 춘향 영정입니다.
명인명창 국악인들은 남원시의 새 춘향 영정에 반발하며 춘향제 보이콧 선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춘향 영정엔 연녹색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고 옅은 미소를 띠고 있는 16살 성춘향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댕기 머리 대신 쪽머리를 하고 옥비녀와 장신구를 꽂고 있어 얼핏 봐도 10대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입니다.
국악인들은 '최경식 남원시장께 드리는 입장문'을 통해 "춘향가는 전국의 소리꾼들에 의해 뼈를 깎는 득음의 과정을 통해 창조되고 지금까지 400여년 동안 불리워 춘향을 살려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팔청춘 16세 댕기머리 한국의 고귀한 여인상 춘향으로 400여년 동안 부르고 전승해 온 춘향가 속의 춘향 모습과 정 반대의 모습인 김현철 작가의 춘향 그림을 춘향 영정으로 모신다면, 더 이상 남원에서 춘향가를 부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가르마 부분이 희끗희끗하고 쪽머리를 한 탓에 춘향가 속 이팔청춘 춘향이라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에 따르면 국악인들이 지적한 머리 모양과 장신구는 춘향가와 춘향전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또한 춘향전 배경인 18세기 복식 전문가를 통해 고증한 결과, 댕기 머리보다 땋은 머리를 한 가닥으로 모아 좌우로 묶은 '벌생 머리'가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외모를 지적하는 국악인들과 철저하게 고증을 거쳤다는 기관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ikeapetal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