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 "자동차 업체들, 필요 이상으로 많은 개인정보 수집"
"기아, 성생활·종교 등도 처리 가능"…기아 미국법인 "그런 적 없어"
"기아, 성생활·종교 등도 처리 가능"…기아 미국법인 "그런 적 없어"
자동차 기업들이 차량 소유주의 정치적 견해나 유전 정보, 심지어 성생활 같은 내밀한 개인 정보까지 수집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6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단체 '모질라 재단'은 전 세계 25개 자동차 기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모든 업체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했으며 수집한 정보를 차량 운행과 무관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이 수집하는 정보는 운전 속도, 목적지 등 운행과 관련 있는 것뿐만 아니라 차 안에서 듣는 음악, 의료 및 유전 정보, 정치견해, 심지어는 성생활과 관련 정보까지 수집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기아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성생활을 포함한 성적 성향, 인종이나 민족, 종교적·철학적 신념, 정치적 견해, 노조 가입 등 '특수 범주의 정보'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는 게 가디언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기아 미국법인은 "사생활 보호 정책에 포함된 해당 카테고리는 캘리포니아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CCPA)에 정의된 민감한 정보 유형의 예일 뿐"이라며 "소비자로부터 성생활 또는 성적 지향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있으며 수집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고객의 개인 정보를 유출해 도마 위에 올랐던 테슬라는 이번 조사에서도 보안, 데이터 통제, 인공지능(AI) 등 모든 평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초 테슬라가 차량 카메라에 포착된 영상 자료를 내부적으로 공유했다는 전직 직원들의 증언이 나온 바 있습니다.
조사 대상 중 운전자가 개인 정보를 삭제할 권리가 있다고 밝힌 업체는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산하인 르노, 다치아 등 2개뿐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두 업체는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법인 유럽연합(EU)의 일반정보보호법(GDPR)을 적용받습니다.
가디언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차량에 인터넷이 더 많이 연결되고 자율 주행이 가능해지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