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짜릿 그림 같은 풍경은 덤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천천히 걸으며 두 눈 가득 풍경을 담을 수도 있지만 좀 더 편하면서도 짜릿하게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바로 모노레일이다. 궤도가 하나이거나 레일이 하나뿐인 모노레일. 천천히 느릿느릿 움직이지만 아슬아슬함을 동반하는 독특한 감성이 있다.
울진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울진에는 상징과도 같은 금강소나무숲을 비롯해 불영계곡, 죽변항, 성류굴, 덕구온천 등 계절별로 대표되는 여행지들이 즐비하다. 올여름 피서 시즌에 울진을 놓쳤다면 가을을 목전에 둔 지금이 울진 여행의 적기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초가을, 죽변항과 후정해변 등 울진의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바닷물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쪽빛 동해바다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방법,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다.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인 모노레일이 죽변항부터 시속 5㎞의 속도로 달린다. 눈을 들면 망망대해 동해가 펼쳐지고, 아래로는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멋진 해안선이다. 그 위를 걸어가듯 슬금슬금 달리는 전동차는 시원함과 짜릿함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무엇보다 좋은 건, 전동차가 움직이는 속도가 조금 빨리 걷는 정도의 수준이어서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
울진 죽변해안스카이레
죽변항에서 모노레일을 타면 과거 울진여행 명소로 꼽혔던 하트해변과 죽변등대, 드라마 세트장 등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울진 바다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좋을 곳들이다. 모노레일은 현재 죽변항에서 하트해변을 거쳐 봉수항까지 다녀오는 A코스(2.8km, 40분 소요)가 운영 중이다.해남 땅끝모노레일
해남 땅끝모노레일
한반도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 곳. ‘땅끝이라는 이미지로 여행의 로망을 불러일으키는 곳 해남. 해남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해남의 바다를 품은 땅끝탑, 땅끝전망대, 땅끝모노레일 등 땅끝여행 콘텐츠를 온전히 즐겨봐야 한다. 진정한 땅끝을 가보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 바로 땅끝탑이다. 땅끝탑에서 500m 정도 올라가면 나타나는 땅끝전망대는 38m 높이, 지상 9층 규모로 조성돼 있다.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진도에서 완도까지, 그림 같은 서남해의 비경이 와락 품에 안긴다.해남 땅끝모노레일
땅끝마을에서 전망대까지 걸리는 시간은 도보로 30분 정도. 혹은 땅끝모노레일을 이용하면 된다. 모노레일로 395m, 땅끝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시간은 단 7분. 그 시간 동안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싶지만, 모노레일이 선사하는 풍경은 기대 이상이다. 전망대를 향해 고도를 높일수록 서남해안과 땅끝마을, 땅끝항이 어우러진 비경이 펼쳐지고, 아기자기한 섬들과 그 사이를 오가는 어선들이 선물처럼 다가온다. 편도만 탑승할 수도 있어 올라갈 때 모노레일을 타고 걸어서 내려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이상호, 울진군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