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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보다 홈런이 더 많은 '상식 밖의 남자'…타율 0.193-40홈런-OPS 0.813
입력 2023-09-05 17:46  | 수정 2023-09-05 17:49
상식 밖의 타자 카일 슈와버. 사진 = AP 연합뉴스
'안타는 쓰레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단타를 여러 개 쳐 봤자 홈런 1개의 위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홈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야구에선 홈런보다는 단타를 때리는 게 더 쉽습니다. 당연한 얘기입니다. 지난해 62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AL)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운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31)조차 단타 개수가 87개로 홈런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는 이런 당연한 상식을 깨뜨리는 선수가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외야수 카일 슈와버(30)입니다.

슈와버는 우리 시간 오늘(5일) 현재 614타석에서 96개의 안타를 쳤는데, 단타 39개, 2루타 16개, 3루타 1개를 기록 중입니다. 그런데 홈런이 무려 40개에 이릅니다. 홈런을 단타보다 더 많이 친 겁니다.

극악의 컨택 능력과 최상급의 선구안과 장타력을 지닌 슈와버.
사진 = AP 연합뉴스
사실 슈와버는 극악의 컨택 능력을 가진 타자입니다. 그래서 삼진이 많습니다. 지난해 200개의 삼진을 당한 데 이어, 올해에도 175차례나 타석에서 그대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장타력과 선구안을 갖고 있습니다. 슈와버는 지난해 46홈런으로 내셔널리그(NL) 홈런왕을 차지했습니다. 이와 함께 볼넷도 86개나 얻어냈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홈런과 볼넷(109개) 모두 NL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타격 기록도 특이합니다. 슈와버의 올 시즌 타율 0.193으로 2할도 되지 못 하지만, 출루율이 0.342로 타율보다 무려 1할 5푼 이상 높습니다.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으면 선구안이 좋다고 하는데, 좋은 수준을 넘어선 셈입니다.

게다가 리그 최고의 장타력을 갖고 있는 슈와버인 만큼, 출루율에 장타율을 합친 OPS는 0.813에 이릅니다. 타율이 1할대인데 OPS는 0.8이 넘는 비상식적인 성적을 찍고 있는 겁니다.

카일 슈와버의 타격 모습.
사진 = AP 연합뉴스
이런 추세대로라면 MLB 최초로 '1할 타율-40홈런' 기록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이 기록에 근접한 선수는 2021년의 조이 갈로(29)로 타율 0.199에 38홈런, OPS 0.809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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