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00명 중 711명, 한 번 이상 직장 폭력 경험
물리적 폭력, 언어적 폭력, 성희롱까지
대응 체계 운영 검토 필요
물리적 폭력, 언어적 폭력, 성희롱까지
대응 체계 운영 검토 필요
간호사 4명 중 1명은 최근 6개월 사이에 의사로부터 물리적·언어적 폭력이나 성희롱 등 ‘직장 폭력을 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간호사 '직장 폭력' 실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태는 간호사 당사자는 물론 환자 진료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병원의 대응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은준 한국방송통신대 간호학과 교수 연구팀(박승미 충북대 간호학과 교수·곽은주 혜전대 간호학과 교수·이예원 강북삼성병원 간호본부 간호사)은 '병원 간호사의 직장 폭력 경험 실태 및 대응 체계에 대한 인식'을 한국간호교육학회지 최근 호에 게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2022년 11월 14일부터 12월 22일까지 전국의 40개 병원 간호부에 연구계획서를 제출해 자료 수집에 대한 승인을 얻었습니다. 이후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간호사 1000명에게 직장 내 폭력 경험에 대해 물었습니다.
연구에 응한 간호사의 50.3%(503명)는 상급종합병원 소속이고, 종합병원 38%(380명), 병원 11.7%(117명) 등이었습니다. 근무 부서는 일반 병동 42.5%,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18%, 외래 16%, 중환자실 15.1%, 응급실 8.4%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간호사의 71.1%(711명)는 가해자와 그 유형에 상관없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직장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그중 환자 등(보호자·간병인)에 의한 직장 폭력은 전체 응답자 중 68.9%(689명), 의사에 의한 직장 폭력 29.5%(295명), 간호사 동료에 의한 폭력 또한 29.3%(293명)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응답자(1000명) 중 24.6%(246명)는 최근 6개월 내 의사로부터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폭력 유형별로 보면 21.1%(211명)가 물리적 폭력, 23.6%(236명)가 언어적 폭력입니다.
물리적 폭력의 종류(중복응답 가능)로는 ▲험상궂은 표정을 지음(73.2%) ▲화를 내며 병동을 돌아다님(69.9%) ▲병원 물건을 발로 참(14.2%) ▲물건을 던지려고 함(5.7%) 등이 있었습니다.
언어적 폭력의 종류(중복응답 가능)로는 ▲강압적 어조(82.1%) ▲반말(76.8%) ▲소리 지름(66.3%) ▲직종에 대해 무시하는 말(58.5%) 등이 있었습니다.
의사뿐만 아니라 최근 6개월 내 동료 간호사에게 폭력을 경험한 간호사도 21.4%(214명)나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폭력에 대한 간호사의 대응 방법은 가해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동료 간호사가 가해자일 경우 상급자에게 보고하거나 직접 반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나, 의사가 가해자일 경우 무시하거나 조심스럽게 행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대학병원 교수 등이 간호사 등을 상대로 성희롱과 폭언을 저질렀다는 폭로와 징계 요구는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론화에도 불구하고 병원 측이 해당 교수를 감싸며 사건을 조용히 종결시키려 한다는 의혹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폭력관리 담당 인력 등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외부 전문기관과 계약해 대응 체계를 운영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며 "직장 폭력을 범한 의료진 처벌, 피해의료인 인권 보호, 조직 문화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ikeapetal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