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나치 경례와 나치 깃발 흔들며", 정치판 시위 현장 된 디즈니월드
입력 2023-09-04 17:21  | 수정 2023-09-04 17:24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 / 사진 = 연합뉴스
진보, 보수 싸움판 된 디즈니월드
다양성 vs 백인우월, 반유대주의

영화 '인어공주'의 행보로 다양성을 강조하는 디즈니가 '정치적 올바름'(PC) 논쟁에 이어 이번엔 신나치 성향 극단주의자들의 혐오 시위로 난처한 입장에 놓였습니다.

어제 3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올랜도 디즈니월드 내 쇼핑·엔터테인먼트 센터인 디즈니 스프링스 입구에서 2일 신나치주의 추종자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나치 휘장이 새겨진 옷과 나치 깃발을 휘두른 이들의 수는 15명 안팎이었고 2시간 만에 해산됐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다만, NBC는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에 따르면 시위 현장에는 반유대주의와 백인우월주의, 성소수자(LGBTQ) 혐오와 관련한 깃발도 목격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시위에는 미국 최대 신나치 단체 국가사회주의운동(NSM)을 비롯한 여러 극단주의 단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이들이 언론의 관심을 끌 목적으로 디즈니월드를 시위 장소로 택해 반유대주의 상징과 비방으로 사람들을 선동하려 했다면서 "우리는 이들 단체의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올랜도 크레인스루스트 공원에서 시위하는 네오나치 단체. / 사진 = 연합뉴스

신나치주의자들이 디즈니월드를 겨냥한 것은 극우 성향의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이끄는 플로리다주의 정치 상황으로 인해 여러 차례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소란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즈니는 지난해 저학년 학생들에게 정체성 교육을 금지한 플로리다 주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밝혀 디샌티스 주지사와 보수 진영에 미운털이 박혔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디즈니 특별지구에 부여해온 세금 혜택 등을 박탈하는 법안에 서명했고 이는 양측의 소송전으로 번졌습니다.

디즈니월드가 인종 차별 요소가 있는 애니메이션 '남부의 노래'를 테마로 한 놀이기구 '스플래시 마운틴'을 폐쇄하고, 디즈니 역사상 첫 흑인 공주가 등장하는 2009년작 애니메이션 '공주와 개구리'로 해당 테마를 변경하는 작업도 논쟁이 일어났습니다.

한편, ADL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올랜도 일대에서 디즈니월드 외의 여타 지역에서도 극단주의 단체 2곳이 백인 우월주의와 유대인 혐오 관련 구호를 외치며 나치식 경례를 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강혜원 ssugykkang@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