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사망' 과천 제2경인 방음터널 화재…책임자 5명에 실형 구형

관제실 3명에게 금고형
트럭 운전자, 업체 대표 각각 징역형 선고

지난해 12월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상의 한 방음터널 화재 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관제실 책임자 등 5명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오늘(4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2단독 유혜주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주)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이하 제이경인) 관제실 책임자 A씨에게 금고 3년을, 나머지 관제실 근무자 2명에게 금고 2년을 각각 구형했습니다.

금고형은 감금하되 노역은 부과하지 않는 형벌입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초 발화 트럭 운전자 B씨에게 징역 3년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당 트럭 소유 업체 대표 C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MBN 자료화면

A씨 등 관제실 근무자들은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1시 46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성남 방향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한 당시 CCTV를 주시하지 않고 있다가 불이 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해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나서도 비상 대피 안내 방송을 하지 않는 등 매뉴얼에 따른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발생케 했습니다.

최초 발화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 운전자 B씨는 트럭에 대한 관리를 평소 소홀히 해 화재를 예방하지 못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그가 몰던 트럭은 10년이 넘은 노후 차량이고, 2020년에도 고속도로에서 불이 붙었었습니다. 하지만 B씨는 차량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울러 B씨는 불이 확산하자 터널 내 300m 구간을 걸어서 대피하는 동안 비상벨이 설치된 소화전 6개소를 지나치는 등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MBN 자료화면

또 해당 트럭을 보유한 업체 C씨는 안전 검사 시에는 이를 분리해 정상 차량인 것처럼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은 버스와 화물차 간 추돌사고에서 시작돼 방음터널로 번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화재 당일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안을 달리던 B씨의 트럭에서 처음 불이 난 뒤 화재에 취약한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로 된 방음터널 벽과 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소방당국이 경보령을 대응 2단계로 발령하여 불은 2시간여 만에 진화됐지만, 총길이 840여m 방음터널 중 600m 구간이 훼손됐고 차량 44대가 불길에 휩싸인 터널 내부에 고립돼 5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다쳤었습니다.

사건 선고는 다음 달 6일에 진행됩니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강혜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