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커터칼로 어미 개 배 갈라 새끼 꺼내"… 지옥이 된 합법 번식장
입력 2023-09-03 11:11  | 수정 2023-12-02 12:05
위액트 "이보다 더한 지옥을 본 적이 없다"


경기 화성시의 한 합법 개 번식장에서 상품 가치가 없는 개를 도살하는 등 잔혹한 동물 학대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동물보호구조단체는 화성시 팔탄면의 개 번식장에서 심각한 동물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그제(1일) 현장을 급습해 해당 번식장이 허가 조건보다 천 마리나 많은 천 4백여 마리를 좁고 열악한 공간에서 사육하고 있는 것을 적발하고 구조했습니다. 해당 번식장의 냉동고에는 신문지에 쌓인 개 사체가 100구 가까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급습한 동물구조단체 위액트는 "죽은 어미의 배를 갈라 새끼를 강제로 꺼내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개는 근육이완제로 죽이는 등 끔찍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현장을 직접 가보니 '국가 허가를 받은 최고 시설'이라는 이곳엔 죽음의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얼굴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강아지) 아이들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냉동실에는 신문지에 대충 감싸진 (강아지) 사체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장에는 불법 증거들이 넘쳐났다. 산모견들은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아기들을 뽑아내고 있었다. 출산 후 1달이 되면 자견들은 경매장으로 팔려 갔다"면서 "허가 번식장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불법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이곳이 바로 지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장에서는 배가 절개된 채 죽은 어미 개의 사체도 발견됐습니다. 번식장 직원이었던 제보자의 제보엔 "임신한 개가 영양실조로 쓰러지자 문구용 커터칼로 배를 갈라서 새끼로 강제로 꺼내 판매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번식장 측은 배를 가른 어미 견의 사체를 그대로 묻으려 했으나, 직원 한 명이 몰래 어미 개의 배를 봉합한 뒤 신문지에 싸서 냉동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는 구조된 개들을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여주 반려마루와 화성 도우미견나눔센터 등에 분산해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입양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때"라며 "불법 번식장에서 이렇게 불법이 자행된 데 대해 엄중한 처벌이 따라야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특사경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