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Mommy day 1"...국내 첫 '레즈비언' 부부 딸 낳았다
입력 2023-08-31 08:25  | 수정 2023-08-31 08:34
김규진(32)씨가 임신 8개월과 7개월 때 찍은 만삭 사진. 전자는 황예지 작가가, 후자는 밀럽프로젝트에서 촬영했다./=사진 김규진

한국에서 최초로 동성 부부의 임신 사실을 알렸던 김규진(32)씨가 지난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엄마 1일 차라는 메시지와 함께 병원에서 찍은 듯한 ‘엄지 척하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지난 30일 김규진(32)씨가 자신의 SNS에서 출산 소식을 알렸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이들 부부는 지난해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 수정을 통해 임신했습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상 정자 공여 시술은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되어 있어 국내 시술은 포기했습니다. 국내에서 이들은 법적으로 미혼이기 때문입니다.

규진씨 부부는 아이가 태어나기 두 달 전인 지난 7월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대한민국 저출생 대책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베이비샤워 파티를 열기도 했습니다. 정상 부부·가족상을 규정하는 사회의 비정상적인 저출생 현상을 꼬집는 기획 행사였습니다.

이 자리에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참석해 생활동반자법에 대한 발제를 했습니다. 생활동반자법은 성년이 된 두 사람이 생활을 공유하며 돌보고 부양하는 관계를 ‘생활동반자 관계로 정의하고 제도적으로 이들 가족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하는 법입니다.

현재 두 사람은 이러한 법적 테두리에 안에 놓여 있지 못해 함께 육아 휴직이나 출산 휴가를 쓸 수 없습니다. 이들은 출산 후 3주간 산후조리원에 머무르고 이후 8주간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규진씨는 보통의 부부는 두 사람의 시간을 끌어다 육아에 쓰는 것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겠지만 저희 부부는 그게 불가능하니, 외부의 자원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규진씨가 낳은 딸의 이름은 ‘라니.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그는 간혹 ‘부부 두 사람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아이도 그럴까요?와 같은 내용의 댓글이 달린다”며 바로 그 댓글을 쓰신 분이 우리 아이의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저와 제 아내는 우리 아이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렇게 인터뷰하고 강연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며 (댓글을 다는) 그분도 힘을 더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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