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대서 다투다 막대 휘둘러…손님 안구 파열, 마트 계산원 실형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다른 용량으로 바꿔달라는 60대 손님과 말싸움을 하다가 막대로 눈을 때려 영구적 시력 상실에 이르게 한 50대 마트 계산원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 부장판사 이종채는 지난 10일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8)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2021년 9월 서울 성동구의 한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던 중 손님으로 온 피해자 B(62)씨와 언쟁을 벌였습니다. B씨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다른 용량의 봉투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다 말투 때문에 시비가 붙은 겁니다.

B씨가 얼굴 가까이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대고 흔들자 화가 난 A씨는 B씨에게 약 43㎝ 길이의 고무 합성 재질로 된 상품 분리용 막대를 휘둘렀습니다. 피해자도 소지하고 있던 약 58㎝ 길이의 나무 막대를 휘두르며 대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오른쪽 눈 부위를 쳤고, 병원 진단 결과 피해자는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게 됐습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B씨가 막대에 맞았더라도 중상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피해자가 먼저 막대를 휘두른 만큼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휘두른 막대 끝 부분에 맞아 B씨의 오른쪽 눈에서 피가 흐르는 장면이 확인된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공격 행위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큰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충격을 받고 시력 상실로 향후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가 실제 실명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손님으로 만난 피해자와 시비가 붙어 다소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