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Find Dining] 숨은 보석 같은 파인다이닝
입력 2023-08-25 16:08 
‘시오’
기억에 남는 날을 만들고 싶다면 다음 소개할 파인다이닝에 주목하자. 창의력 가득하고 아름다운 요리들을 코스로 화려한 미식의 향연에 빠질 것이다.
혁신적인 요리를 만나다 ‘시오
일본 요리학교를 나와 일본과 한국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은 여러 셰프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각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일식, 이탈리안, 프렌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요리를 선보인다. 마당 있는 2층 주택을 개조한 공간에 테이블을 여유 있게 배치해 오롯이 요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8월엔 붕장어과 초당 옥수수, 참나물 등 여름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인다. 점심과 저녁 코스는 질 높은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점심 코스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스타터인 어린 참치는 참치와 참나물을 새콤한 히비스커스 소스에 곁들어 먹는 상큼하고 개운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식용 꽃과 허브가 흩뿌려진 노란색 젤라틴 시트를 덮은 플레이팅은 ‘예쁨 그 자체다. 재철 재료를 쓰는 곳답게 봄에는 참치 대신 주꾸미를 사용했다고 하니 다가올 가을엔 어떤 재료가 들어갈지 궁금하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플레이팅으로 유명한 요리는 제주 흑돼지 등심. 우엉에 태운 마늘을 입힌 가니쉬와 엔초비 소스, 그리고 등심은 비계가 붙어 있게 썰어 함께 먹으면 맛뿐 아니라 식감 역시 조화롭다. 메뉴판에 음표만 그려져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디저트 역시 시오만의 시그니처다. 바로 음표와 닮은 콩나물로 만든 아이스크림. 은은한 콩나물 맛이 매력적이다. 기념일 예약 시 미리 얘기하면 콩나물 아이스크림에 초와 함께 원하는 레터링이 서비스된다. 와인이나 사케 콜키지는 5만 원으로 2병까지 가능하다. 저녁은 음료 주문이 필수이며 주류 대신 소프트 드링크도 가능하다.
계절 식재료들의 창의적 향연 ‘알라프리마
조용한 논현동 주택가에 위치해 있는 미쉐린 2스타 알라프리마. 일식 특유의 감칠맛, 색감, 섬세한 디테일과 이탈리아의 기법이 섞여 있는 요리를 만날 수 있다.
김진혁 셰프의 요리는 깔끔한 소스와 맛의 밸런스에 중심을 맞췄다. 그래서 간혹 간이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코스 구성과 가격은 그날 재료에 따라 바뀐다. 메뉴판에는 쿨하게 재료만 쓰여 있어 어떤 요리가 나올지 기대하게 된다. 특히 런치 코스에만 제공되는 샐러드는 꽃처럼 아름다운 샐러드와 함께 40여 가지 재료들이 빽빽하게 쓰여 있는 종이가 돌돌 말려 함께 나온다. 에만탈 치즈에서 분리해낸 따뜻한 드레싱이 신선한 샐러드다. 디너에만 나오는 자라 수프에는 땅 두릅, 마 씨앗 영여자, 연근 등을 담고 자라의 배 딱지가 뚜껑으로 나오는 플레이팅이 재미있다. 솔트라는 디저트 또한 독특한데 생 아몬드로 만든 폼과 스페인산의 매콤한 올리브 오일을 곁들인 짭짤한 아이스크림으로 계속 먹게 되는 마력의 맛이다.
이런 창의적인 요리들을 술과 즐기고 싶다면 실력파 소믈리에가 요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엄선해 구성한 와인페이링 서비스를 추가해 보자.
바 테이블에서 즐기는 테이스팅 코스 ‘빈호
파인다이닝 ‘밍글스 출신 전성빈 셰프와 김진호 소믈리에가 의기투합한 곳이다. 런치 없이 디너와 와인 바로 운영하고 있다. 실내는 오픈키친을 중심으로 바 테이블이 둘러싸고 있는 차분한 분위기다.
디너는 파인다이닝으로 9가지 코스로 서빙되며 저녁 8시 이후부터는 와인바로 변신, 단품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입맛을 돋우는 안주로 사랑받고 있는 메뉴인 토마토 주스와 미역으로 맛을 낸 삼베체 굴, 꽃보다 더 예쁜 구운 아스파라거스, 고소한 방어 타르타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요리가 시작된다. 특히 타르타르가 맛있기로 유명한데 기름이 오른 잿방어에 타르타르용 크림소스를 올리고 버터헤드레터스(상추 품종)로 감싼 요리다. 자칫 느끼하다 싶으면 스파클링 와인으로 커버해 주면 된다.
그 밖에 육수를 부어 먹는 버섯요리와 짚으로 초벌구이해 은은한 스모크향이 일품인 겉바속촉의 오리고기까지 만나볼 수 있다. 김진호 소믈리에가 제안하는 6가지 글라스의 와인페어링을 추가하면 와인과의 시너지된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
[글과 사진 류주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4호(23.08.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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