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80대 이상 고령 수술환자 4년 새 74% 증가
입력 2023-08-21 14:51  | 수정 2023-08-21 14:52
부산 온종합병원 전경 / 사진 = 온종합병원 제공
골절 등 정형외과 다수…암환자 간·담낭절제술도 증가
"호흡기계 치료 발달, 전신 마취 위험도 낮출 수 있어"

올해 95세 한 할아버지는 지난 6월 낙상으로 무릎뼈가 골절돼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내원 당시 호흡곤란 등으로 전신마취에 대한 위험이 우려됐지만, 호흡기내과와 협진을 통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올해 103세로 뇌경색을 앓고 있던 또 다른 할아버지가 땅바닥에 넘어지는 바람에 대퇴골이 골절됐습니다.
정형외과에서는 즉시 신경과,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등과의 협력진료를 통해 고관절 반치환술을 무사히 시행할 수 있었고, 할아버지는 퇴원 후 현재 재활치료 등을 받고 있습니다.

90대 고령 수술환자 연말까지 40명 넘어설 듯

최근 들어 이처럼 80대 이상 고령 수술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들이 여생 동안 삶의 질을 고려해 수술 치료에 적극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ㆍ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에 따르면 80대 이상 고령 수술환자가 지난 2019년 전체의 4.3%였지만, 2023년(7월 현재)엔 전체의 7.5%나 차지해 4년여 사이 74%나 급증했습니다.

지난 2019년 총 수술환자 4,178명 가운데 80대 이상 고령 환자는 178명으로 전체의 4.3%였지만, 2020년 4.6%, 2021년 6.2%, 2022년 6.5%, 2023년 7월 현재 7.5%나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90대 이상 고령 수술환자가 16명이었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해마다 30명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7월 현재 90대 고령 수술환자가 19명으로 연말까지 4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령 골절 수술환자 급증…고령 암환자도 수술

진료과목별로 보면 80대 이상 고령 수술환자는 정형외과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관절골이나 대퇴골 골절 수술의 경우 80대 이상 고령자가 2019년 51건, 2020년 52건, 2021년 83건, 2022년 104건, 2023년 7월 현재 54건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21년부터 고령자 골절 수술환자들이 급증했습니다. 고령 암환자들도 그동안 진단 후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선호했지만, 최근 들어 의술이 발달하고 길어진 여생에 대한 삶의 질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수술을 원하고 있다는 게 간담췌외과 측의 설명입니다.

췌장ㆍ담관암은 해마다 80대 이상 수술환자가 3∼5명에 이르고, 간 절제술을 받는 고령 암환자들도 10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온종합병원 척추관절센터 윤성훈 진료원장(정형외과전문의)은 "전신마취 시 수술기준에 고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나, 최근 들어 병소 외에 건강상태가 매우 양호한 고령자의 경우 환자 나이는 어디까지나 숫자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마취의학이 급진전을 이뤄 100세 환자도 전신마취가 가능해 여생의 삶의 질을 고려해서 고령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진료원장은 "고관절을 비롯한 하지 골절은 척추 마취가 가능한 경우 수술 위험을 줄일 수 있고, 호흡기계 치료의 발달로 전신 마취에 대한 위험도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안진우 기자 tgar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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