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모레(18일)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오늘(16일)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3시간 가량 진행된 임시회의를 마치고 나가며 오늘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장은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고 여러 다양한 배경의 위원들이 위원회를 구성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서 다시 회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준감위는 모레 오전 7시에 회의를 다시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임시회의에 참석하며 ‘가장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과연 삼성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준감위는 오늘 임시회의에서 삼성전자 등 5개 계열사(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가 전경련에 다시 가입할 때 예상되는 법적인 쟁점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준감위는 이사회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대외후원금 지출 등에 대해 이사회 승인 전에 검토하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의견을 제시할 권한이 있습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로 지목되자 탈퇴 의사를 밝힌 뒤 다음해인 2017년 2월 SK, 현대차, LG와 함께 전경련을 탈퇴했습니다.
6년 만에 재가입 논의가 시작된 건 전경련이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해산한 뒤, ‘한국경제인협회로 통합 재출범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4대 그룹 일부 계열사는 전경련 탈퇴 이후에도 한경연의 회원으로 남아있는데, 한경연이 한국경제인협회에 흡수 통합되면 한국경제인협회 회원 지위를 승계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앞서 삼성 계열사 5곳은 한경연 해산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회원 지위 승계는 준법감시위원회와 이사회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한경연의 흡수 통합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라 삼성 계열사의 이사회도 그 전에 재가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계에서는 준감위가 복귀에 찬성하더라도 출연금과 활동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등 정경유착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할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SK, 현대차, LG 등 다른 그룹들도 삼성이 복귀를 결정하면 함께 복귀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종민 기자 saysay3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