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셀룰라이트 있나 볼까?"…인니 미스 유니버스, 알몸 검사 논란

참가자 6명, 대회 관계자 성추행 혐의 고소
"예정에 없던 알몸 검사…사진까지 찍어"

미스 유니버스 인도네시아 대회에 출전했던 참가자들이 알몸 검사 등 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대회 관계자들을 고소했습니다.

현지시간 그제(9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이번 대회 참가자 6명은 대회 관계자들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들은 예정에 없던 알몸 검사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소인들을 대리하는 멜리사 앙그라니 변호사는 "관계자들이 대회 이틀 전 결선 진출자 30명을 상대로 '몸에 흉터나 셀룰라이트, 문신 등이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며 예고에 없던 알몸 검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참가자들은 남성을 포함해 20명 이상이 있는 공간에서 속옷까지 모두 벗고 신체검사를 받아야 했다"며 "이 과정에서 몇몇 참가자들은 상의를 탈의한 상태로 사진을 찍히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한 참가자는 현지 매체 콤파스TV에 "다른 사람이 훔쳐보는 것 같아서 매우 불편했고 혼란스러웠다"며 "다리를 벌리라는 등 부적절한 포즈를 취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정신적 고통으로 잠을 자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심사 현장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던 상태여서, 해당 장면이 녹화돼 추가 피해가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논란이 일자 관계자들은 관련 자료를 없앴다고 밝혔습니다.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해당 사건 혐의를 인지했으며,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성적 학대와 부적절한 행위의 혐의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여성의 안전이 미스 유니버스 조직의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카르타 경찰 측은 고소장은 7일 접수됐으며, 경찰의 조사와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심사위원은 위원직에서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지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미인대회에서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자 파장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1952년에 처음 개최된 뒤 올해로 73회를 맞은 미스 유니버스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태국 JKN 글로벌그룹이 IMG 월드와이드로부터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 지분 100%를 2000만달러(약 264억원)에 사들이면서 세간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