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게임 중독 상태…범행 당일에도 게임 영상 시청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이 현실과 괴리된 게임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의 감정이 쌓여 범죄를 저질렀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후 보완수사를 진행해온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부장검사 김수민)은 오늘(11일) 브리핑을 열고 조 씨를 살인, 살인미수, 사기 및 모욕죄로 구속 기소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검찰은 조 씨의 범행동기 규명을 위해 학창시절 생활기록부와 소년분류심사원 평가 등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가족, 친인척, 친구, 동료, 지인 등 참고인 35명 조사했습니다.
피고인 진술, 관련자 진술, 휴대전화 포렌식 내역 등 수사결과 종합하면, 조 씨는 최근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하는 심각한 '게임 중독'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1인칭 시점에서 무기나 도구로 전투를 벌이는 ‘1인칭 슈팅(shooting) 게임에 빠져 있었는데, 범행 당일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게임 동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의도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은 건 '젊은 남성'이었는데, 평소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이 많아 이들을 마치 컴퓨터게임을 하듯이 공격했다는 설명입니다.
범행 후 체포시 휴대폰과 컴퓨터에 저장해 둔 불법적 정보가 발각될 것을 염려하여 미리 범행 전날 휴대폰을 초기화하고, 범행 당일 오전 9시~10시 사이에는 주거지 인근 산책로에서 망치로 컴퓨터 저장장치를 파손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조 씨가 대학, 취업, 결혼 등의 실패로 인한 좌절감, 자신의 처지에 대한 열등감, 사회적 소외 등으로 지난해 12월 경부터는 경제활동도 없이 매일 집에서 게임, 동영상 시청,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 작성에 몰두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을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흉기 난동 등 이상동기 강력범죄, 살인예고 등 모방범죄에 대해서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심가현 기자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