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갑자기 쓰러져 뇌사 판정
부모 "마지막 가는 길 숭고한 일 했으면"
부모 "마지막 가는 길 숭고한 일 했으면"
국악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힘써온 20대 해금 연주자 이지현 씨가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이 씨는 지난 7월 5일,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준비하다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이 씨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 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로 충격에 빠진 이 씨의 부모는 딸의 일부가 살아있다는 것이 가족에게도 위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장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기증원에 따르면, 부모 모두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입니다.
평소에도 장기 기증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는 짧은 인생을 살고 간 딸이 마지막 가는 길에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아 장기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 씨는 생전 밝고 착한 성품을 가졌으며 일하고 돌아온 뒤 부모님의 식사도 직접 챙길 만큼 효녀였습니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좋아하던 사극 드라마 '추노'에 나온 해금 연주를 듣고 국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목원대학교 한국음악과를 졸업한 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석사과정을 밟으며 다양한 곳에서 해금 연주자로 활동했습니다.
이 씨의 언니 이은지 씨는 "지현아. 작년에 갔던 가족여행과 가족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하던 순간이 아직도 생각나. 너와 함께한 추억을 평생 가지고 살아갈게. 다음 생애에도 가족으로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