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참히 깔린 베트남 형제의 코리안드림"…붕괴 사고 비극
입력 2023-08-10 08:17  | 수정 2023-08-10 08:25
사진=연합뉴스
안성 공사장서 바닥 면 무너져 연년생 외국인 근로자 사망

9일 경기도 안성시 옥산동의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 2명은 베트남인 형제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안성시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 사망자는 베트남 형제인 A(30) 씨와 그의 연년생 동생(29)입니다.

A 씨는 6~7년 전 한국에 왔고 동생은 2년 전쯤 와서 사고가 난 공사 현장에서 함께 일해왔습니다.

먼저 한국 생활을 한 A 씨는 베트남인 아내, 동생과 한집에서 살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4살 딸이 있는데 딸은 베트남에 있는 처가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 형제의 사고 소식을 듣고 이날 오후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을 찾은 A 씨의 아내는 한동안 오열을 멈추지 않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A 씨의 한국인 지인은 "죄 안 짓고 한국에서 열심히 살았는데 이런 일을 당해서 마음이 아프다"며 "베트남에 있는 부모는 소식을 듣고 두 분 다 실신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A 씨 형제가 동시에 사고를 당해 대가 끊기게 되자 이들 형제의 지인은 유족을 대신해 형제의 정자 채취가 가능한지 보건당국에 문의하기도 했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사고는 오전 11시 49분께 신축 중인 9층 규모의 건물 9층 바닥 면이 8층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일어났습니다.

당시 9층에선 바닥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바닥 면을 받치던 거푸집(가설구조물)과 동바리(지지대) 등 시설물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사고로 A 씨는 1시간 10여분만인 오후 1시 6분께 동생은 이보다 앞선 낮 12시 25분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습니다.

다른 근로자 4명도 다쳐 치료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5명으로 구성된 피해자보호전담팀을 꾸려 A 씨 아내와 처형 등 유족의 임시거처를 마련해주는 등 돕고 있습니다. 경찰은 부상자들에 대해서도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지원할 계획입니다.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사고 현장이 수습되는 대로 공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해 확인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경기지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 평택지청 산재예방지도과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보내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시공사인 기성건설㈜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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